할렘 셔플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지원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할렘 셔플 』

 

콜슨 화이트헤드 / 은행나무

 

인종적 편견으로 특정 인종에게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차별을 하는 것을 인종차별이라 한다. 1800년대의 미국... 목화사업의 발달로 인력난을 겪었던 미국은 노예상인을 통해 아프리카 흑인들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그들의 대우는 우리가 흔히 예상할 수 있을만큼 비참함 그 자체였다. 1865년 남북전쟁 때 노예제도가 폐지되긴 했지만 그들은 흑백간의 불평등으로 노예취급을 하는 이들이 여전히 존재하기에 대립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현실이다.

 

가까운 시기의 사건을 얘기해 보자면 2020년에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 위조지폐 사용을 신고받은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여 저항하지 않는 흑인을 과잉진압하면서 사망한 사건이다. 문제는 죄의 유무는 둘째치고 체포 당시 아무런 저항조차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무릎으로 목을 짓누른 경찰은 숨을 쉴 수 없다고 사정하는 그의 말을 무시해 버리고 만다. 이후 의식을 잃었던 그는 살아 돌아오지 못했고 매스컴에 의료사고로 보도하면서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 시위가 대대적으로 벌어졌는데 그것이 바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다.

 

<할렘 셔플>은 최악의 우범지대라 불리는 할렘에서 노골적인 무시와 차별을 겪어야 했던 한 남자... 레이 카니의 살아남기 위한 분투기를 보여준다. 돈은 없지만 범죄는 저지르지 않는다는 그의 다짐이 마지막까지 지켜질 것인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뉴욕의 우범지대 할렘... 레이 카니는 쓸만한 중고를 사들여 새것처럼 수리해서 되파는 가구점을 운영한다. 그가 당당히 내세울건 장부였고 범죄자 아버지의 전처를 절대로 밟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단란한 가정도 꾸렸다. 뭐 일급회계사면서 탈세법을 최대한 이용하는 장인과 볼 때마다 인상을 찌푸리는 장모는 자신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지만 카니는 자신을 믿고 사랑해 주는 아내와 아이들만 있으면 그런건 상관없었다.

 

문제는 사건 사고를 끌고 다니는 사촌 프레디가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호텔 강도 사건을 계획하는데 중간에 보석을 처리해 주는 사람이 필요하니 도와달라고... 거절했지만 이미 범죄자에게 카니의 이름을 알렸고 사건직후 프레디는 잠적하고 만다. 그렇게 가구점으로 찾아온 폭력배들... 카니는 이를 계기로 어쩔수 없는 동맹관계를 유지하게 되는데, 부패 경찰과 쓰레기 은행가, 그리고 권력은 가졌지만 마약쟁이 아들을 둔 재벌과 맞서 할렘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레 범죄자가 되어버린 카니는 이 상황에 어울리지 않지만 여린 마음을 소유하고 있다. 가족을 지키고자 비밀을 숨기고 고군분투 했던 점과 자신을 나락의 소굴로 끌여들였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버리지 않았던 우정... 흑백의 불평등을 확연히 보여줬던 알렉스 헤일리의 '뿌리'를 생각나게 했던 스토리였다. 누구하나 죽어나가도 변함없는 오늘을 보여주는 어둠의 도시 할렘... 부디 끝까지 살아남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