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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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행복한 왕자>의 오스카 와일드라고하면 서정적인 분위기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선함을 보여줘 세계 모든 어린이들에게도 널리 읽혀지고 있는 작품이다. 이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정도니 말이다. 특히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만나면서 작가가 그리는 아름다움의 실체와 현실은 인간의 추악한 욕망의 가면을 드러내며 뛰어난 색채감이 느껴지는 글귀에 놀라기도 했는데, 그의 또 다른 작품들에선 어떤 언어의 선율을 보여줄지 무척 기대가 되었다.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대표적인 극작가였던 오스카 와일드는 예술로서의 예술을 지향한 작품들을 세상에 내놓았다. 하지만 그의 명성은 '퀸즈베리 사건'으로 몰락하게 되는데 양성애자였던 그는 아내와 자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과 사랑에 빠지기도 했다. 그래서 이런 서정적 작품을 탄생시켰을까? 사랑에 대한 이야기만큼은 그를 능가할 자가 없는 듯 하다. 가치있는 사랑은 그 어떤 것으로도 의미를 두지 않았던 그의 작품은 여전히 아름답기만 하다.

 

 

 

 

네 편의 단편이 들어있는 이 책은 <행복한 왕자와 다른 이야기들> 속에 수록된 두 개의 작품과 <석류의 집>에 수록된 두 개의 작품이 들어있다. 작품을 만나면서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행복이 어디에서 오는지... 그 행복의 시작이 나로부터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소망과 행복을 충족시키려는 인간의 갈망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지 생각해가며 읽으면 좋을 것 같다.

 

<행복한 왕자>는 꿈을 가진 이들의 희망과도 같은 이야기로 자신을 희생해 어려운 이웃을 돕고 그로인해 자신 또한 행복한 마지막을 보낸다는 행복한 왕자... 왕자의 조각상이 슬픈 이야기가 아닌 희망이었다고 말 할 수 있는 이유는 혼자가 아닌 함께였기에 더 큰 감동을 준다.

<나이팅게일과 장미>는 갈색 날개를 가진 작은 새, 나이팅게일이 동정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다. 그의 사랑을 이뤄주기 위해 자신의 몸을 희생해 빨간장미를 선물했는데, 사랑의 감정을 전한다는 것은 진실한 마음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면서 씁쓸한 감정을 남겼다. 오스카 와일드 명언을 찾아보면 이런 말이 있다. '내가 어렸을 때, 난 돈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이가 든 지금의 난, 비로소 그것이 사실임을 알았다' 바로 이 이야기에서 나온 명언이 아닐까 싶다.

<어부와 그의 영혼>은 읽고난 뒤 더 깊은 사색에 잠겼던 이야기다. 원하는 것을 얻기위해 적지않은 대가를 치르는 주인공은 나 자신과 사랑 사이에서 끊임없은 선택을 해야했는데 어느것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그물에 걸린 인어를 살려준 어부는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 만다. 인간이 영혼을 가졌기에 함께 할 수 없다는 인어의 말을 듣고 마녀의 도움으로 영혼을 잘라낸 어부는 매년 찾아오는 영혼의 유혹때문에 시험에 빠지게 된다. 영혼과 마음으로 인해 인간의 본질을 대면하게 만든 이 이야기는 짧지만 기억에 새겨진 이야기다.

마지막 <별 아이>는 주어진 환경에 만족할 줄 모르는 인간의 심리를 보여준 이야기다. 추운 겨울... 숲에서 금빛 천으로 싸인 아기를 발견한 가난한 나무꾼은 자신조차 먹고 살기 어렵지만 그냥 내버려둘 수 없기에 집으로 데리고 온다. 수선화처럼 아름다운 아이였지만 차갑고 이기적이었다. 자신을 귀족출신이라 여겼던 아이는 어느날 찾아온 진짜 엄마를 보고 참을 수 없는 치욕을 느끼며 쫓아내버렸고 그렇게 아름답던 아이는 흉측하게 변해버리고 마는데...

 

저마다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은 다르다. 어느정도의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경제적 여유와 최소한의 취미활동을 가지면 그것이 행복이지...라고 하는데 그 정도의 차이가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내어주고 목숨마저 희생한 두 이야기에서 그들의 결말은 차이가 있다. 행복한 왕자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따뜻한 행복을 찾았지만, 나이팅게일이 내어준 목숨의 대가는 허무함만 남겼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평생을 느껴야할 감정의 색이기도 한데, 과연 어떤 색으로 칠해야 하는지는 나만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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