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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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850년 프랑스 노르망디의 미로메닐에서 태어난 기 드 모파상은 그곳 해안에서 유년을 보냈다. 1870년 보볼전쟁에 참여했으나 프랑스군은 패배를 했고, 이후 공무원 생활을 하며 글을 썼으나 어린시절 아버지의 부재와 패전의 치욕, 그리고 그를 괴롭힌 매독과 눈병으로 고생을 했다. 권총으로 자살을 시도하고 혼수상태로 누워있다가 43세의 나이로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한다.

보불전쟁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 바로 <비곗덩어리><두 친구>다. 패전국의 실상을 단편으로 보여주는 이야기는 어리석은 판단과 희생이 되는 인간재물을 통해 상황에 따라 인간의 본모습이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비곗덩어리'는 품위와 권세, 그리고 믿는 자들의 추한 본성은 현재의 모습과 다를 바 없어 몹시 치가 떨리기도 했다. 모파상의 가장 유명한 작품 <목걸이>... 어리석은 욕심으로 허무한 인생을 보낸 한 여자를 그린 이 작품은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일깨워주는 이야기다.

 

 

 

짓누르는 총의 무게가 그곳의 실상을 보여주듯 패주의 군사들은 의미없는 발걸음을 움직이고 있다. 그렇게 프랑스군이 자취를 감춘뒤, 독일군은 서서히 민가로 들어오기 시작했고 문을 두드려 당당히 끼니를 요구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독일 장교들과 친분을 쌓은 사람은 그곳에서 떠나게 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요구를 받아들인 장교는 마차를 준비해 준다.

그렇게 모인 인원은 10명... 백작부부와 방적공장을 운영하는 상류층 부부, 포도주 도매상을 하는 부부와 수녀 두명, 유명 민주투사, 그리고 뽀얗게 오른 살로 명성을 얻은 화류계사람... 그들은 그녀에게 '비곗덩어리'라는 별명을 지어주고 뒤에서는 창녀, 공공의 수치라며 뒷담화를 했다. 그렇게 피난길에 나선 그들은 거친 폭설때문에 예정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허기에 지쳐갈즈음 비곗덩어리가 미리 챙겨온 음식을 나눠먹고 태세전환하며 친절을 베푼다. 그렇게 도착한 곳엔 그곳을 관리하는 프로이센 군인이 있었고 비곗덩어리의 봉사를 받고싶은 나머지 그들의 발목을 잡았다. 과연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하였을지...

또 다른 단편 '두 친구'는 사람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평소처럼 센강에 낚시를 하러간다. 프로이센군에 포위된 그곳은 연기와 포성이 끊이지 않은 곳인데 왜그렇게 무모한 행동을 했는지... 마지막 '목걸이'에선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아름다운 여인 마틸드는 평범한 남자와 결혼을 해서도 자신의 삶이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을 저버릴 수 없다. 어느날 고관들의 무도회 초대장을 얻은 남편은 마틸드를 위해 가진 돈을 다 털어 옷을 사줬는데, 그 옷에 어울릴만한 목걸이가 없다며 투덜댄다. 부잣집 친구를 찾아가 검은 새틴 상자에 고이 놓여있는 눈부신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빌려 참석한 무도회... 돌아오는 길에 허전함을 느낀 그녀는 잃어버린 목걸이때문에 허망한 세월을 보내게 되는데...

이번 단편을 읽으면서 기 드 모파상의 삶을 연상하게 되었다. 패전의 치욕을 겪었던 그는 비곗덩어리와 두 친구를 통해 자신의 인생의 어둠을 그렸고 일을 하면서 느꼈던 권태감을 목걸이라는 작품에서 보여주는 듯 했다. 그의 도피처는 글을 쓰는 일이었고 그 속에 자신의 삶에 녹아들면서 찾아온 어둠의 그림자... 그렇게 아팠던 그의 자화상과 같은 작품이었단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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