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을 읽게 된 계기가 있었다. 바로 TV로 읽는 독서수다 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를 보고나서였는데 동물이 인간의 지능을 가지면서 인간과 분쟁과 대립을 통해 농장을 장악했다는 이야기가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어렵게만 느껴졌던 고전을 스토리텔링을 통해 쉽게 풀어 주기도 했지만 출연진의 입담과 솔직한 발언에 고전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트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야기로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사고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제시했기에 더욱 매력적이었다.
얼마전 사람은 무엇으로 정의하는가에 관한 웹툰을 책으로 소개한 '데이빗'을 읽으면서 인간으로 태어나 파렴치한이 되는 범죄자들 보다 이상적인 인간이 되기위해 무난히도 노력했던 돼지 데이빗을 보면서 과연 인간은 떨어질래라 떨어질 수 없는 공유의 연대적 책임을 어떻게 감당하려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만, 데이빗에서는 인간과 공존하려는 바람었다면 동물농장에서는 권력을 찬탈하고자 하는 것으로 서로 다른 욕구를 추구하고 있다. 다시 만나는 동물농장을 통해 권력이 우리에게 남기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정원농장에는 그곳 동물들에게 존중받고 있는 수퇘지 메이저가 있다. 여기에 살고 있는 동물들은 가끔 헛간에 모여 회의를 하거나 메이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데, 이번엔 안락하고 편안하게 보내야 하는 우리가 인간에 의해 자유를 박탈당하고 있다며 자신들을 노동과 식용으로 이용하기만하는 인간은 모든 동물의 적이라 주장한다. 그러다 감정이 격해진 그들은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소란해 졌을 때, 술에 취해 집에 돌아온 농장주인 존스가 시끄럽다며 동물들에게 총을 겨누고 위협하기 시작했다. 그 참담한 현실이 동물들의 일상이었다.
정신적 지주였던 메이저가 죽자, 문제적 인간에 대한 동물주의 혁명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새로운 리더를 세워 그동안 자신들을 괴롭히던 존스 가족을 농장에서 쫓아내는데 성공한다. 이후 농장을 차지한 그들은 간판을 동물농장으로 바꾸고 새생명의 재탄생이란 명분으로 나폴레옹이 동물들의 대장으로 나서게 된다. 그리고 명석한 두뇌와 글쓰기도 가능한 스노볼과 선동과 옹호에 앞장서는 선동부장 스퀼러가 동물농장을 관리하기로 한다. 가장 먼저 일곱가지의 계명을 만들어 그들만의 농장을 계획한 그들은 자유를 얻어다는 것만으로도 뛸 듯이 기뻤다. 하지만 과연 그들의 바람대로 평화롭고 안락한 삶을 오래도록 누릴 수 있을지...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입법, 사법, 행정을 담당하는 기관들이 서로 견제하여 깨끗한 나라를 만드는데 힘을 써야 하는데, 한번 권력의 맛을 본 사람들은 권력의 유혹에서 쉽게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 같다. 동물농장에서도 메이저가 죽은 후 계명을 만들어 새로운 세상을 꿈꿨지만 비밀스럽고 교묘하게 계명을 바꿔 전보다 더 참담한 현실을 만든것처럼 말이다. 뉴스만 봐도 권력의 횡포와 비리가 난무하는 이들을 쉽게 보게되니까... 반성하고 초심의 마음으로 돌아가 권력에 마구 휘둘리지 않는 강인한 의지를 다시금 새겨야 함을 이 나라 권력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는 권력으로 만났지만 다음에 또 만나게 된다면 인권이나 동물권과 연결지어 읽고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