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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흑역사 - 세계 최고 지성인도 피해 갈 수 없는 삽질의 기록들 ㅣ 현대지성 테마 세계사
양젠예 지음, 강초아 옮김, 이정모 감수 / 현대지성 / 2021년 9월
평점 :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기가막히게 재미있고 신기한 것이 바로 과학이다. 우리가 익히 듣고 많은 것을 증명했던 과학자들도 한번씩은 흑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소개에 무척 눈길을 끌었던 <과학자의 흑역사>는 어렵기도 했지만 그들이 주장했던 것에 대해 마땅히 정의를 내리지 못해 실패도 거듭했다는 사실에 역시 과학은 증명된 정의로만 존재하나 싶었다. 책에서는 개척정신 없이는 과학도 없다거나 인간의 어리석음은 끝이 없지만 과학은 진보한다는 소개에 과학은 거듭된 실패의 산물이라 할 수 있음을 인지했다.
1부에서 소개한 천문학자의 흑역사에선 당연 스티븐 호킹을 주의 깊게 읽어나갔다. 대학생때 이유없이 넘어져 루게릭병을 진단받은 그는 운동기능이 저하되면서 전신마비에 언어상실의 아픔을 겪었지만 사고력과 기억력만은 손상되지 않아 우주공간의 엄청난 중력으로 존재하는 블랙홀을 연구했다. 그에 반해 블랙홀의 존재를 부인했던 에딩턴은 어떻게 반증을 내놓았는지에 관해 소개하는데 무척 흥미롭다. 2부에서 소개한 생물학자 린네는 종은 변화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의 비교해부학을 확립시킨 조르주 퀴비에는 종은 변화하지 않지만 신체 구조와 형태는 변화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이라면 과학적으로 진화론을 확신해야 하는데 우연한 변종에 관해서는 신의 뜻을 언급했으니 이는 과학적 모순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했다. 특히 3부에서 천재 수학자라 일컬었던 오일러가 무한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수학적 가설과 가정들을 대입해 풀어나가니 수학에서 가정에 의해 답을 추출할 수 없다면 그 또한 흑역사의 하나일 수밖에 없다. 4부 화학자 돌턴의 부분압력 법칙을 보면 동일원소의 원자는 크기와 질량이 같고 서로 다르면 질량도 다르다고 했는데 당연한 법칙을 말로 어렵게 정의를 내린 것 같아 의아하기도 했다. 5부 물리학자 갈릴레이의 관성의 법칙은 자유낙하 물체의 가속도를 연구하면서 천체가 일정한 속도로 원운동하는 것에 관하여서는 힘의 작용이 필요없다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하는데 우주에 적용하는 만유인력에 관한 불변의 법칙을 대입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흥미롭게 읽었지만 어려웠고 역시 학자들이 주장한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그만큼 많은 노력이 필요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오랜 연구 끝에 나온 논문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등장하면서 그에 대해 반증을 하고 역시나 과학도 상대적 조건에 따라 증명할 수 있는 정의가 달라지니 과학은 가설에 의한 WHY로 시작하는 것이다. 책에서도 세계 최고 지성인도 피해 갈 수 없는 삽질의 기록들이라 소개하고 있으니 어쩔수 없는 현실일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