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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간의 교양 미술 - 그림 보는 의사가 들려주는
박광혁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1년 9월
평점 :

한 폭의 흰 백지안에 세상 속의 이야기와 예술의 혼을 담은 이 책은 저자가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작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렸을때부터 미술관을 찾으면서 완전성을 추구했다는 저자는 미술을 통한 인간의 삶에 대한 탐욕이 자신에겐 의학과 연결지어 정신과 신체의 완성을 추구했다고 한다. 그렇게 60일동안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시대적 배경과 문화, 예술, 종교 등을 소개하는데 페이지를 한장씩 넘겨가며 작품 속 이야기에 푹 빠지게 됐다.
프랑스 낭만주의의 선구자라 일컫는 안 루이 지로데 트리오종의 '아탈라의 매장'은 소설가 샤토브리앙의 '아탈라'라는 작품의 한 장면을 옮긴 작품으로 신에게 딸을 바치기로 한 약속때문에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비극적인 사랑을 그렸다. 특히 빼놓을 수 없는 클로드 모네의 '까치'는 가난한 시기에 그렸던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선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믿는 것과 연결지었다. 또한 '겨울의 베퇴유'도 어려웠던 시기의 작품 중에 하나인데 이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과 색채를 찾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하니 이미 알려진 유명작품보다 더 돋보이는 느낌이었다. 알렉산드로 디 마리아노 필리페피가 본명인 이탈리아의 산드로 보티첼리는 술을 워낙 좋아해서 작은 술통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지게 되었으며 그의 작품 '원형 메달을 든 청년의 초상'은 젊은 귀족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얼마전 온라인과 전화를 통한 경매에서 우리나라 돈으로 1031억원정도로 낙찰되었다는 말에 놀라지않을 수 없었다. 신랄한 풍자의 영국 작가 윌리엄 호가스는 우리가 알고 있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의미를 담아그려냈고 독일의 막스 리베르만은 '뮌헨의 맥주 정원'을 통해 신선하고 깨끗한 맥주의 기원인 독일의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렸다. 직선과 원색의 근본적인 아름다움을 찾은 대표작가 네덜란드의 피에트 몬드리안, 도형으로 이루어진 세계를 그리며 화가는 자연그대로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새로운 실재를 창조한다고 말한 러시아의 카지미르 말레비치... 마지막으로 미국의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간호사'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화같은 기법을 사용한 작품을 소개한다.
위는 '그림 보는 의사가 들려주는 60일간의 교양 미술'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좋았던 작품을 소개했다. 저자의 발자취를 따라 작품을 하나씩하나씩 감상하며 그림 속의 세계와 이야기에 빠져 저자의 여행길에 함께 동행한 느낌이었다. 다양한 미술세계와 생소했던 작가들의 작품을 보며 잠시 머무르는 시간도 갖게 했던 이 책은 코로나로 움직이지 못하는 낭만여행가들에게 동행자가 될 듯 싶은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