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런던 태생으로 부유하고 지적인 집안에서 성장한 버지니아 울프는 어머니가 사망한 직후 정신질환을 앓았다고 한다. 당시 여성의 문예활동은 쉽지 않았지만 학자와 비평가 등을 통래 지성집단의 모임을 갖게 된 그녀는 자신만의 관념과 세계관을 다진 저자는 현재 페미니즘 비평의 선구자로 평가를 받고 있다고도 한다. 안타깝게도 고질적 질환이 호전되지 않아 자살로 생을 마감한 그녀...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지니아 울프의 이름은 여전히 짙게 새겨져 있다.
'자기만의 방'은 케임브리지 강연을 준비하면서 흐트러져 있는 자신의 생각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며 혼잣말을 내뱉어내는 느낌이다. 많은 경험은 아니지만 몇번의 수업과 강연을 했던 나로서는 저자의 글귀가 낯설지 않았던 이유가 듣는 사람들의 연령대와 관심사를 조사하여 조금더 색다른 정보와 흥미로운 소재를 제공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지 알기에, 당시 시대를 고려해 보자면 자기만의 방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목만으로도 저자와 공감할 수 있었다.
'여성과 소설'에 관한 강연을 준비하며 먼저 들었던 생각은 논란의 여지였다. 소설가들의 오찬파티를 빗대어 보면 남자는 포도주를 마시고 여자는 물을 마신다. 남자는 번성하지만 여성은 궁핍하며 이러한 빈곤이 소설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지... 생각의 끝은 무수한 질문이 물밀듯이 밀려들지만 그녀에겐 질문에 대한 해답이 가장 절실했다.
그렇게 찾아간 도서관... 그곳조차도 불평등했던 것이 여성은 남성과 동행하거나 소개장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었다. 어쨌거나 영국 박물관에 소장된 책을 하나씩 넘겨보니 여성은 남성들에 대한 책을 쓰지 않는다는 것, 그에 반해 남성은 거침없이 여성은 지적능력이 부족하다거나 언어표현에 느낌이 부족하다는 말들을 서슴없이 한다. 그런 그들에게 버지니아 울프는 "현명한 남자들은 여자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동시대를 난 정반대의 생각을 가진 관찰자 포브와 라 브뤼예즈의 말은 인용한다.
현대의 여성은 어떠한 삶을 살고 있을까? 최근 남성과 여성의 인식이 많이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평등을 외치며 페미니즘에 대한 대립을 하고 있다. 여성들은 결혼과 육아, 그리고 사회생활까지 하고 있는 그녀들은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여유로이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에 대한 답은 하지않는 것이 낫겠다.
'자기만의 방'에서의 그녀의 사색은 그리 길지 않지만 당시에 남성이 지배해 온 문학에 여성들의 삶을 비춰 보여주는데, 안심하고 편안하게 글을 쓸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해준 이가 과연 누구였을지 의문을 던져본다. 불합리한 조건 속에서 여성은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의 여유는 꿈도 꾸지 못하는 환경이었다. 이 책은 여성도 방해받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적인 의미의 방과 합리적인 경제적 인정을 받을 타당한 권리 등의 제목 그대로 자신만의 방의 소중한 의미를 말해주고 싶은 것이 아닐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