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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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면 복수를 결심했는데 법을 어기지 않을 수가 있고 또 달콤할 수 있을까?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지만 저자 요나스 요나손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긴하다. 100세 노인이 창문을 넘어 도망치질 않나 101세 노인은 핵을 들고 도망치고 까막눈인데 셈은 할 줄 아는 여자를 탄생시켰으니,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는 아마도 세상 최고 나쁜 놈에게 통쾌한 복수를 해 주는 거겠지...란 생각이 들었다.

결혼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회식문화가 잦고 활발한 남편의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적이 있었다. 다행히 주사는 없었지만 일주일에 두세번정도는 기본이였으니 짜증날만도 했고 늦은 귀가시간때문에 트러블이 생기기 시작했다. 어느날 술취해 귀가한 남편이 너무나 얄미워 화장실을 가는 척 하면서 다리를 지긋이 밟아버렸는데 내심 얼마나 속시원하던지 가끔 그때가 생각나면 여전히 웃게된다. 지금은 회식문화가 없어져 좋기도 하고 말이다. 소심한 복수였지만 나름 통쾌하고 재미도 있었는데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은 어떨까?

이 책에서는 '교활한 미술품 거래인에 의해 허허벌판 사막에 홀로 버려진 아들과 아무것도 없이 빈손으로 쫓겨난 아내'의 사연이 들어있다고 한다. 오만하고 교활한 미술품 거래인이 최후의 심판을 받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마사이의 땅, 케냐 사바나엔 신문물을 배제한 외딴 마을이 있었다. 세 아내를 두고 딸 여섯을 가진 추장 올레밀리와 가업으로 치유사 일을 해 온 올레 음바티안 집안이 있었는데 두 아내에게서 딸 여덟을 두고 있었다. 이를 말하는 이유는 음바티안은 추장보다 훨씬 부유했지만 추장이 젊은 아내를 새로 들여 아들을 낳았다는 사실때문에 비교가 안될정도로 기죽어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한편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 알데르헤임과 그의 딸 옌뉘 알데르헤임이 미술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곳에 가난한 청년 빅토르가 취직하여 돈과 권력을 얻으려는 속내를 숨기고 옌뉘를 꾀어내려 한다. 그녀에게서 성적인 매력을 못느꼈던 빅토르는 가끔씩 매춘부를 불러 욕정을 풀기도 했다. 작전대로 잘 되어가던 중이었는데 어느날 매춘부가 찾아와 아들 케빈의 존재를 알린다. 탐탁치 않았지만 비밀리에 케빈의 후견인으로 그를 돌봤고, 계획했던대로 데릴사위가 되어 옌뉘와 결혼한 빅토르는 모든 서류를 자신의 앞으로 돌려놓는다.

성장한 케빈에게 더이상 낭비하고 싶지않았던 빅토르는 사자가 어슬렁거리는 케냐의 한복판에 버리고 이때다싶어 아내 옌뉘와도 이혼을 한 후 빈손으로 내치고 만다. 이 억울한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 복수를 하게 될까? 힌트는 진하게 표시한 이름을 예의주시하면 된다.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의 대표 후고 함린... 수수료없이는 일을 하지 않는 그의 원칙을 정신없이 무너트린 이들이 있다! 이제부터 그들의 본격적인 복수를 기대하시라...!

독자로서 재미있게 읽었지만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죄명으로 치자면 사기에 인권유린, 도둑질 등의 거짓과 악행을 아주 오래도록 하는데 끝까지 운좋은 악질이었기에 속이 쓰렸기때문일 것이다. 이런 행위를 죄의식없이 마구 행했고 억울한 사람들의 보복에도 웃으면서 쉽사리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니 너무나 화가 났다. 모르는 척, 아무일도 없었던 척, 뻔뻔한 척, 이렇게 저자만의 척하는 스타일로 제대로 풍자해낸 기가막힌 스토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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