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마음이 아픈 사람들은 어떻게 구원을 얻을까? 이들의 심리를 들여다보면 근본적으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 상태는 무척 여리고 나약해 있다. 그러니 타인이 내뱉는 악한 언어와 사회의 불평등을 견디기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그런 것들의 방향이 자신을 향한다면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나 자신의 문제일수도 있으나 외부로부터의 자극으로도 적응하지 못하는 심리상태가 되어버리고 만다.

'6호 병동'은 당시 전제 정치로 지배자의 권력이 상당함에 따라 '감금'이란 주제는 정치적 성향을 띄고 있다는 이유때문에 검열과 수정작업을 거친 작품이라고 한다. 특히 책 속의 배경이 정신 병원으로 사회에서 겪었던 부조리한 일들로 정신적 증상을 앓고있는 자들의 냉소적 이야기가 들어있기때문이 아닐까 한다.

 

 

지방 자선병원의 음울한 분위기를 내뿜는 별채엔 소외된 다섯명의 환자가 있다. 뾰족한 턱수염에 노인이지만 민첩한 몸을 가진 유대인 모이세이까, 무질서를 싫어하는 군인 니끼따, 그리고 전직 우편분류를 했던 사람과 농부, 마지막으로 이반 드미뜨리치 그로모프란 사람이다. 특히 귀족 출신이었던 이반은 법원의 집행관과 관청의 서기를 지냈었는데 과거 그의 아버지가 문서위조와 공금횡령 등의 혐의로 법정에 선 후 몰락하기 시작했다. 그는 학업을 중단하고 돌아왔지만 피해망상에 시달리며 신경예민으로 6호 병동에 들어와있었다.

어느날 매일을 무료하게 보내던 의사 안드레이 에피미치 라긴이 6호 병동에 배정된다.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으니 아픈 생각은 접어두라 조언하지만 이반의 사회불의의 철학적 대화는 오히려 그의 삶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디오게네스의 철학과 인간의 신념을 얘기하는 의사와 정신병 환자라니... 어쩌면 인간 모두는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누구는 숨겨둔 채... 누구는 드러나게...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또한 단순하게 보면 불륜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진정한 로맨스일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작품은 작가가 실제로 얄따지역에 체류하면서 집필을 했다고 한다. 사람의 감정이란 내 감정인데도 불구하고 내것이 아닌것처럼 어쩔수 없이 자신이 위치한 현실에 정착하는 것 같다.

오래전부터 꾸준히 바람을 핀 구로프는 현재 휴가중으로 카페 베르나에 앉아있다가 그녀를 발견한다. 바로 안나 세르게예브나라는 젊은 유부녀로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한다. 홀로 여행을 온 그들은 쉽게 가까워지지만 심중의 감정은 서로 다르다. 평소 뻔뻔하고 즐기는 것만으로 만족했던 구로프는 별생각없이 그녀와의 만남을 가졌지만 안나는 유부녀로서 불륜을 저질렀다는 죄책감에 그와 만남을 가질때마다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이 감정들이 변하는 순간 그들의 앞날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되는데...

인간은 항상 욕구에 의한 정신이탈로 시험에 빠지게 된다. 자신이 만든 기준선에 갇힌 인간의 내면을 보여준 이 책은 지금도 변하지않은 우리의 현재를 대변하는 듯 했다. 그래서 합리적인 도덕과 법의 잣대를 마련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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