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러시아 문학의 개인적인 견해를 보자면 사실주의적이며 도덕적 윤리 등의 사상이 짙게 녹아져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벨낀 이야기'를 만나기 전에는 말이다. 두 가지 단편을 제외하고는 로맨스 풍의 스토리가 담겨져 있는 이 책은 틀에 박힌 고정관념을 가진 이들의 사랑이야기가 들어있는데, 여전히 가부장적인 사상을 가진 부모들의 성향이 그대로 묻어있어 무척 흥미롭기도 했다. 다만, 마음에 드는 여성을 납치하듯 데리고 간다거나 신분을 위장하여 접근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묘사되어 있지만 현재에 아예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가 아니기에 또다른 매력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럼 일단 벨낀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고류히노의 고상한 가문 출신인 이반 뻬뜨로비치 벨낀은 보병 연대에 입대해 약 8년간의 군복무를 하게 되었는데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고향에 돌아와 자신의 영지를 관리하게 되었다. 하지만 관리를 해 본 경험이 없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는데 '발행인의 말'에서의 발행인은 아마도 저자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자신의 지역이 간간히 등장하긴 하지만 모든 것이 허구라고 당부하고 있다.

'마지막 한 발'은 세상의 불만사를 다 가진 표정을 한 퇴역군인의 회고담이다. 늘 사격연습을 하는 그의 집 한쪽 벽면엔 총알구멍이 가득했고 군인들을 초대해 음식과 게임을 즐기게 했는데 어느날 새로 온 군인이 카드게임을 하다 한쪽 귀퉁이를 접는 것을 보고 모욕적인 말을 한다. 문제상황이 발생하면 결투를 하는 게 그곳의 관습이지만 어떤 일인지 그는 회피하고 만다. 인간에게 체면이란 허세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어떤 집단에서 정해논 도덕적 윤리는 지켜야 하지만 자존심을 위한 불필요한 대립은 필요치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하여튼 그에겐 결투를 회피하는 이유가 있었으니...

그리고 이어지는 귀족 여성과 가난한 장교의 사랑의 도피를 보여주는 '눈보라'는 제목의 눈보라때문에 벌어지는 헤프닝에 놀란 눈을 하게 되고, 술 취한 장의사 쁘로호로프에게 찾아온 죽은 영혼들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장의사', 역참에 들른 기병장교가 지기의 예쁜 딸을 보고 한 눈에 반해 꾀병을 부려 신세지다가 데리고 도망친 '역참지기', 첫 스토리에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시켰던 '귀족 아가씨 - 시골 처녀'는 사이가 좋지 않았던 두 지주의 집안을 제외하면 다른 스토리였다는 점, 특히 잘생겼다 소문난 남자를 보기위해 귀족 아가씨가 시골처녀로 변장했는데 나중엔 두 집안이 화해를 했고 두 남녀는 어떻게 되었을까?

기가막히게도 '벨낀 이야기'의 저자는 대담하게도 독자들에게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라는 마지막 메세지를 남긴다. 당시의 평론가들도 우호적이지 않았다는 평이 있었다는데 마치 우화를 읽는 듯한 느낌과 허무시리즈처럼 뒷 이야기를 하나씩 던지는것에 대한 저마다의 다른 생각때문이었을 것 같다. 다만, 전형적 가부장적인 남성들의 모습에 씁쓸하기도 했지만 말 잘듣는 자식 또한 없었기에 상황을 옅보는 듯한 전개는 무척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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