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의 방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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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아프다고 말해도 돼~

제아무리 부모라 하더라도 속에 있는 말을 꺼내놓지 않으면 알 수 없듯이 부모도 내 속으로 낳았어도 자식이 아무말도 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지금 생각해보면 곁에서 시시콜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는 시간이 무척 소중했었는데, 그 시간조차 지나고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느낀다. 그나마 딸 아이는 여전히 친구같지만 점점 자기방에 콕 박혀 말수가 줄어드는 아들은 관심있는 게임사가 아니면 대화가 안되기에 참으로 어렵기만 하다.

사춘기를 경험하면서 엄마에게 투덜거림조차 하지 못했던 책 속 주인공 소희는 일찌감치 어른이 되어버렸다. 사실 가슴 깊은 곳에서는 거부감과 불안이 가득하지만 어렸을때부터 억눌린 시간을 보냈던 소희는 마음을 꺼내어놓는 것조차도 너무나 어렵고 또 버겁다. '너도 하늘말나리야'에서 자신의 상처와 더불어 친구의 아픈 감정을 통해 서로 이해하며 성장했다면 두번째 이야기인 '소희의 방'에서는 가슴에 묻어두었던 솔직한 감정을 나누며 마음으로 다가가는 용기를 통해 또 한번의 성장을 보여준다.

전편에서 달밭마을을 떠난 소희는 재혼한 엄마와 함께 살게 된다. 윤소희에서 정소희로 된 것은 새아버지의 배려로 새로운 시작을 하려하지만 과정이 쉽지가 않은것이 탐탁한 눈길로 보는 열 한살 우혁이 때문이었는데 소희가 등장하기만 하면 벌떡 일어나 자리를 피하곤 했다. 다행인것은 여덟살 우진은 만나자마자 누나라 말하며 잘 따른다는 점인데, 이조차도 어려운 것이 두 동생중 누구하나에게만 잘해주는 것도 아닌것 같아 과한 친절은 베풀지 않았다. 새아버지가 부유했기에 낡은 것들은 다 버리고 명품으로 바꾸긴 했지만 소탈했던 소희는 그런 것 보다도 엄마와의 서먹한 관계가 더 신경쓰인다.

전학생이지만 좋은 인상을 준 친구 채경과 절친이 되었고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학교에 적응하던 차에 자신의 사정을 설명해야할지 아니면 비밀에 부칠지 혼자만의 고민을 안고 있다.

소희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 저마다 가지고 있었던 사정이 있었고 기시감때문에 결국 한바탕 소란을 겪은 소희네 가족... 과거 친구들에게 자신의 상황을 털어놨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았던 소희... 과연 용기내어 마음을 열고 속시원히 말 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한걸음 발돋움 하기위해 성장통을 앓아야 한다면, 아픔을 알기에 피해야 하는 것보다 덜 아픈쪽을 택해서 겪어야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한다. 그대로 시간을 보내면 오히려 쌓이는 것이 많을테니 힘들더라도 단단히 꼬인 실타래를 하나씩 조심히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모두가 성장하니까...

현재가 힘든 모든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용기를 선물했고 혹시 지금을 힘들게 보내는 청소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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