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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카타의 세 사람
메가 마줌다르 지음, 이수영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9월
평점 :
인도의 문학과 사상을 보면 고대부터 내려오는 힌두교의 광활함과 고질적인 남성우월 사상으로 배울 것도 많지만 버릴 것도 많은 경계에 서 있는 것 같다. 인간의 한 평생을 눈 깜짝 할 사이라 표현하며 인간으로서의 짧은 삶은 그리 급하게 살 이유가 없다는 사상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우월적 남성주의는 여성들을 도구로서 인식한다거나 탄압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 '콜카타의 세 사람'은 인도 사회문제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 했다.
인간의 타고난 운명은 최근 세습을 의미하면서 재산과 권력에 크나큰 비중을 두고 있고 권력이 권위가 됨으로써 마음껏 휘두르는 무기가 되기도 했다. 특히 군중심리를 자극하여 자신의 계파로 이끄는 여론이 흥행했고 이로인한 정치적 방향 또한 군중심리에 의해 휩쓸리기도 하는데, 그 대표적 예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이 아닐까 한다.
'콜카타의 세 사람'은 지반, 러블리, 체육교사의 삶이 주체가 되어 전개되는 이야기다. 가난으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지반은 중산층이 되는 것이 삶의 목표였다. 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었고 배우는 기간동안 최대한의 지식을 쌓아야 했던 그녀는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서 자신이 번 돈으로 휴대폰을 갖게 된다. 그녀가 즐겨했던 취미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것으로 테러리스트를 주제로 정치적 글을 올렸고 기차 폭발 사건으로 사상자가 발생하기 전까지 그녀의 삶은 평화로웠다. 한편 지단은 친구 러블리에게 가끔 영어를 가르쳐 줬는데, 꿈이 배우였던 러블리는 가난하지만 배우가 되기위해선 영어를 해야했었기에 친구 지단의 도움이 필요했다. 문제는 권력을 쫓았던 체육교사는 아주 평범했지만 최고의 인사를 만나 마음껏 권력을 휘두르면서 교사가 어느 사상에 취우치느냐에 따라 심각한 사회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야기의 전개는 어느날 테러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사건이 터지면서 시작된다. 기차 폭발로 112명이 사망했다. 며칠 전 지단은 사건을 목격하기도 했지만 그것을 보고 페이스북에 글을 하나 남긴 것이 문제가 된다.
"경찰이 우리 같우 평범한 사람들을 돕지 않는다면, 죽는 모습을 그냥 지켜만 본다면, 정부 역시 테러리스트라는 뜻 아닌가요?"
이 글 하나로 타깃이 된 그녀는 정치적 희생자가 되고 그녀의 친구 러블리와 그녀를 지도했던 체육선생이 어떤 증언을 하고 그 증언이 어떻게 변모되는지 보여주는데 참담한 실상에 울화가 치밀기도 한다.
끊임없는 사건사고와 거침없는 언론의 보도는 국민들을 목마르게 한다. 어떤 문제라던지 사건이 터지면 해결되기를 바라는게 모든 사람의 마음이기도 하겠지만 그 목마름을 해소시키고자 진정 죄가 없는 희생양을 재단에 세워서는 안된다. 특히 힘없고 가난한 자가 타깃 삼아 쉽게 조종하고 나락으로 떨어트리는데 이는 인도뿐만 아니라 어느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문제여서 불완전 사회 속의 우리 모습도 마주하게 되었다. 21세기의 찰스디킨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닌것이 심각한 사회문제는 현재 해결해야 할 가장 절실한 과제란 생각을 갖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