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날다 - 우리가 몰랐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참혹한 실상
은미희 지음 / 집사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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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나비, 날다'라는 책의 제목을 접하면서 나라는 존재가 감히 이 책을 접한다는 것이 참으로 버겁단 생각이 들었다. 일제 강점기의 역사를 배우면서 그들이 조선인들에게 행했던 만행은 배움으로서 익히는 것과는 또 다른 치욕적인 아픔을 그렸다는 것을 예감했기에 무척 마음이 무거웠다.

영화 <귀향>을 보면서 꽃다운 열네살의 소녀가 아무것도 알지 못한채 일본군에게 끌려갔고 폭음이 난무하는 한가운데 버려져 거침없이 유린당하는 장면이 다시금 뇌리에 스치면서 <나비, 날다>는 살아있는 증인의 목소리로 어떻게 글로써 그려나갔는지 궁금했다. 아니, 알아야 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글을 쓰는 내내 아팠고 다음 이야기에 손을 못 댈 정도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잃었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누구로부터 지켜졌는지 매번 잊고 산다. 최근 친일파에 관한 책에서도 독립운동가 후손은 대충살았고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부라는 소릴 듣고 욕지기가 올라왔었는데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무참히 내버리는 그들은 망국을 향하는 것으로 기필코 친일 청산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꽃이 피고 나비가 날아다니는 봄...

순분은 밭에서 일하시는 부모님의 새참을 챙겨들고 길을 나섰다. 완연한 봄에 팔랑거리는 나비를 잡으려다 소녀에게 다가오는 두 남자를 만났고, 얼마전 밖에 돌아다니면서 남의 눈에 띄지말라는 아버지의 말씀이 생각나 무턱대고 달아났다. 최근 여자건 남자건 눈에 띄는대로 노역장이나 전장으로 끌려가거나 처녀를 공출해 군인을 위안하는 곳으로 잡아간다는 말을 들었다. 순분의 이야기를 들은 부모님은 소녀를 헛간에 숨겨놨지만 바로 발각되고 만다...

그들은 큰 돈을 벌게 해준다며 소녀를 회유했고 그 꾐에 빠진 순분은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게 된다. 사람을 물건다루듯 그들의 언행과 폭행은 무척이나 잔혹했다. 조금이라도 거부하거나 말을 듣지 않는다면 칼로 베어내고 산 채로 바다에 빠트리는 행위를 서슴치않는다. 한 평도 안되는 좁은 방에 가둬 하루에 수십번의 유린을 당했고 그곳의 소녀들은 배고픔과 아픔, 그리고 공포에 매일을 떨어야 했고 아파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녀들은 살아야 했기에... 밝게 빛나는 태양과 내년에 또다시 피어오를 희망의 꽃을 봐야했기에 오늘을 견디고 있었다...

그리고 나비를 보았다... 혼자 날지 말고 자신도 함께 데려가줬음 좋겠지만 나비는 오늘도 소녀를 이끌어주지 않는다. 우리는 이제 역사의 왜곡을 멈춰야 한다. 남은 세월이 얼마남지 않은 어릴 적 소녀들을 위해 우리의 할 일은 진정성있는 사과와 진실을 알아야 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쉽사리 넘기지 못했지만 이 역사는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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