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독서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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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마음에 품은 글귀가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철학자의 명언이나 감명 깊었던 문장이 있을텐데 독서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아마도 책을 만날 때마다 머릿속에 기억하고 가슴에 새기는 일들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삶의 낙이기도 하지만 살아나가는 힘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걷는 독서'는 역경의 삶을 살았던 박노해 시인이 국경을 넘어가며 기록한 삶의 현장의 소중한 기록이다. 엽서 크기의 작고 두툼한 책 속에는 그 소중한 사진과 기록이 들어있다.

'얼굴 없는 시인'이라 불렸던 박노해... 시인이며 사진 작가이며 혁명가로 사람만이 희망이라 외치며 민주화를 꿈 꾼 저자의 미소는 여전히 빛났다. 푸른 바다를 품은 듯한 '걷는 독서'의 페이지를 넘겨본다.

 

 

 

'꽃은 달려가지 않는다'는 문장으로 책의 서문을 연다. 꽃은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는 말은 급변하는 세상에서 숨가쁘게 따라가는 인간의 삶이 불안해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처음 코로나가 발생했을 때는 세상이 멈춘 듯 사람들은 서서히 흔적을 감추며 지내왔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기다림이 무색하게 다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여전히 아픔이 끊이지 않는 시간의 연속이지만 보이지않는 공간에 여전히 굶주리고 있거나 아파도 치료받지 못하는 소외된 이들이 존재한다. 그러니 조금만 더 천천히 가도 괜찮지 않을까?

꽃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마음이 사무치면 꽃이 핀다'는 말로 문을 닫는다. 그만큼 간절한 삶이라면 바라는 바를 이룰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인간이기에 품을 수 있는 꿈은 결국 꽃을 피울 것이라고 희망하는 이 글은 가슴을 설레게 한다. 왠지 끝이 아니라 시작이란 듯이... 꽃을 피웠으니 마음껏 꿈을 향해 날아오르면 된다고 말이다.

책 속에는 가난과 분쟁의 아픔이 있는 곳의 사진이 담겨져 있다. 모든 사진 속에 품은 이야기를 하나의 문장으로 그려넣었는데 깊고 숭고한 뜻이 들어있었다. 사진과 글귀가 하나의 그림이 되어 머릿속에 각인되듯 말이다. 우리는 너무나도 부족한 인간이기에 매일을 생각하고 반성하며 나아갈 길을 모색하지만 저자는 인생을 살아내야 하는 우리들에게 한 권의 책을 써나가라고 말한다. 그 누구도 아닌 자신만의 삶이란 책을...

이 책을 처음 마주하면서 우스갯소리로 "걸으면서 독서하면 넘어집니다"라고 했지만, '걷는 독서'는 사람이 한 평생 살아가는 인생길에 책을 곁에 가까이 두고 읽으면서 깨달음이 있으면 실천하는 삶을 살라며 조언해 준다. 독서를 왜 하냐고 묻는다면 그냥 좋아서 독서를 하는 것도 있지만, 간접적인 삶의 경험과 다양한 지식을 경험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세상의 모든 일들을 겪을 필요는 없다. 결국 삶의 마지막 목표는 행복한 삶을 위해서니까... 내 생을 지나치는 한 번의 삶이라면 좋은 사람으로 남기위함이니까... 그렇게 '걷는 독서'는 우리가 걷는 인생길에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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