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시공 제인 오스틴 전집
제인 오스틴 지음, 고정아 옮김 / 시공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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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행복한 결혼을 꿈 꾸는 이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면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영원토록 변치않고 남을 고전이라는 소개글은 독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로맨스 소설이 다 그렇지...라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행복이란 조건이 붙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해피엔딩인줄 뻔히 알면서 관계 속에 들어있는 오해와 진실을 파헤치고 상대가 가지고 있던 진정한 심중을 파악했을 때 인간이란 존재는 모든 것을 용서하는 큰 마음을 품을 수 있다. 아마도 우리는 이러한 인정을 얻기 위해 책을 만나는 것이 아닐까...

<오만과 편견>은 당시 영국상류층의 민낯을 보여주는 듯 지금도 유지되는 귀족작위는 실권을 쥐고 있고 자연스레 부와 명예가 뒤따르고 있다. 그러한 그들의 지위와 부는 타인을 대하는 태도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이 그릇된 것임을 알고도 여전히 세습되어 오고 있는 것을 보면 얼마나 권위주의적인 사회인지 옅볼수 있다. 제목에서 보여주듯 가진 자의 오만함은 편견을 가져오고, 이로 인해 책 속의 인물들은 오해라는 침묵 속에 한참을 갇혀지내게 된다. 그럼에도 진실한 행복을 찾는 사람이라면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이야기다...

 

 

런던 북쪽에 인접한 지역 하트퍼드셔... 하위 귀족이 살고 있는 그곳엔 베넷가의 다섯 딸들이 있다. 이런 딸들을 상위 귀족가문에 출가시키는 것이 삶의 목표였던 베넷부인은 잉글랜드 북부출신의 부자청년이 이사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부산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첫째딸 제인을 시작으로 엘리자베스, 메리, 키티, 리디아 막내에 이르기까지 이번 무도회에서 기필코 부자청년에게 눈에 띄길 소망했던 베넷부인은 끝까지 변함없는 속된 모습을 보여준다.

한편 그곳으로 이사한다는 부자청년은 빙리라는 인물로 자신의 동생들과 친구 다아시와 동행해 무도회에 참석한다. 제인을 보고 첫 눈에 반한 빙리는 그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만 제인은 모든 사람들의 선량함을 믿는 성격으로 진정한 사랑인지 그렇지 않은지 애매모호하다. 문제는 고약한 태도에 오만함이 넘치는 다아시는 엘리자베스를 처음 대면했을 때 겨우 봐줄만 하다는 무례한 말을 한다. 귀족이지만 가난한 귀족에 대한 불순한 다아시의 태도에 엘리자베스는 검고 초롱한 눈을 빛내며 야무지게 되받아 친다. 그런 모습이 매력적이었는지 다아시의 마음이 조금씩 동요했지만 여전히 입 밖으로 나오는 말투는 차갑기만 했다.

이쯤에서 옅볼수 있는 것은 책 속의 두 남성은 명예와 지위, 그리고 부까지 거머쥔 인물로 수많은 여자들이 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치장과 애교를 아끼지 않는다. 특히 직업 군인도 인기있는 자리를 차지한 것을 보면 당시 어수선했던 시대상황과 가부장적 사회였음을 알 수 있었다. 한심한 여성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게 바로 제인과 엘리자베스였는데, 제인은 순종적인 여성이었고 엘리자베스는 겉으로는 당차보이지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모든 것이 조심스러운 여성이었다. 어쨌든 이 시대의 여성은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예술성을 높이거나 돈과 명예가 아니면 나설 수 없는 위치였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모습을 가장 낮은 곳과 가장 높은 곳에서 보여주면서 진실과 연결하고 있다. 그들의 거짓과 오해로 벌어진 일에 있어서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변화시켜 인간다운 면모를 그대로 드러내, 진심은 결국 통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기때문에 여전히 사랑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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