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 비극 - 노리즈키 린타로 장편소설 노리즈키 린타로 탐정 시리즈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이기웅 옮김 / 포레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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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방영 예정작인 <더 로드 : 1의 비극>은 가족의 잔혹사를 보여준다. 전편 <요리코를 위해>에서도 아버지는 딸의 복수를 위해 처절한 나락으로 빠져 들어가는데 이번 <1의 비극>은 아들을 살해한 자를 향한 집요한 추적을 보여준다고 한다. 특히 책 속의 의미심장한 문구하나가 시선을 사로 잡았는데 아들이 죽었지만 그 애가 세상에서 사라져주길 바랐다는 말... 어쩐지 이들의 관계는 세상에 드러내 보여줄 수 없는 부정적 관계라 연관지어 생각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이라 생각을 했다니 그런 판단은 씻을 수 없는 속단이었을 것이다.

자식이란 나의 피를 이어받은 분신이거나 가슴으로 낳은 자식이더라도 온 마음을 다해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설령 부모라하더라도 세상의 태어난 아이는 내 것이 아니라 단 하나의 인격체로서 그 누구도 어른이라는 어리석은 판단으로 그들을 감히 심판할 수 없는 이유는 원죄는 어른들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야기는 부모의 잘못으로 희생된 나약한 아이일 것이다. 잔혹함 속에 나약한 어른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 보이겠지만 부디 이야기의 끝은 희망적인 메세지가 들어있길 기대해 본다.

 

 

 

<1의 비극>을 읽기전에 이들의 관계를 확실히 집고 넘어가야겠다. 야마쿠라 시로와 그의 아내 가즈미에겐 갓입학한 초등학생 아들인 다카시가 있다. 다카시는 7년전에 떠난 가즈미의 여동생의 아들로 아이를 갖지 못하는 그들 부부가 양자로 삼았다. 그리고 도미사와 고이치와 그의 아내 미치코에겐 아들 시게루가 있었는데 다카시와 단짝이다. 문제는 과거 아이를 낳다 잘못된 가즈미가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주위의 사람들을 힘들게 했을때, 당시 간호사였던 미치코가 야마쿠라를 위로하면서 잠시 외도를 하게 되었고 그렇게 태어난 아이가 바로 시게루였던 것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미치코는 의도적으로 그들 부부에게 접근했고 아무것도 모르는 가즈미는 그녀와 가까이 지나게 됐다.

그러던 어느날 아들 다카시를 납치했다는 전화를 받은 가즈미... 범인의 목적은 돈이었으나 문제는 납치된 아이가 다카시가 아닌 시게루였던 것이다. 야마쿠라는 감추고 싶었던 비밀이 그렇게 묻히는 듯 해서 다행이다 싶었지만 자책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속죄를 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는 범인이 원하는 돈을 가지고 아이를 구하러 가기로 결심한다. 신변보호를 위해 미행을 하려는 형사들을 만류하고 움직이지만 약속장소로 이동하다 방향감각을 잃고 넘어져 정신을 잃고 만다. 그가 깨어났을 땐 이미 시간이 지체되었고 야마쿠라의 책임으로 아이를 죽였자는 전화를 받게 되는데...

이후 전개되는 이야기는 사건이 전개될수록 더욱 미궁 속으로 치닫게 된다. 저자 노리즈키린타로가 책 속에 등장해 여러가지 가설을 늘어놓아 독자를 현혹시키고 사건이 마무리되었다 싶으면 또 다른 범죄가 터져 정신줄을 놓게 만든다. 어쩌면 독자는 이미 누가 범인인지 알고 있을 수 있지만 과연 자신의 판단을 흔들리지않고 끝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우리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숨기고 싶어 남의 탓을 할 때가 있을것이다. 타인에게는 숨기고 싶은 비밀을 유지하기위해 절대가면을 쓰고 말이다. 좀 더 일찍 터놓고 말했더라면 이런 비극은 없었을지도 모르겠으나 나의 치부를 쥐고 목 죄어 온다면 견딜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어쩌면 인간은 질투의 화신으로 내가 안되면 타인도 안된다는 부질없는 생각으로 괜한 에너지를 낭비하는 족속들인지도 모르겠으나 우리는 이쯤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지 인간적 윤리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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