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0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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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와 나라 사이의 경계... 넘어서지 못할 한계점인듯 하지만 한 소년의 열망은 결코 깨뜨리지 못했다. <국경을 넘어>는 인간의 삶이 빛과 어둠에 의해 존재하며 어떤 길을 선택하던 그것에 따른 책임은 오로지 자기 자신이란 점을 강조하는 듯 하다.

인간은 평생을 살면서 선택이란 행위를 끊임없이 한다. 작게는 자장면이냐 짬뽕이냐를 시작해 사느냐 죽느냐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하며 한평생을 산다. 하지만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허무와 기쁨은 자신의 몫이다. 좋은 일에 있어서는 어떤 선택을 하던간에 기쁜 일이겠지만 나쁜 상황에서의 선택은 피해가 덜 가는 방향으로 결정해야 하기에 우리는 원치않더라도 선택이란 행위는 끝이 없는 것이다.

<국경을 넘어>에서 나오는 한 소년의 처절한 모험이 그에게 어떤 변화를 주었으며 메마르고 척박한 그곳에서 희망의 빛을 보았을지 그의 여정에 동행해 본다.

 

 

이달고 카운티에서 누이와 외할머니의 뼈를 묻고 클로버데일에 정착한다. 열여섯 살의 빌리 파햄과 동생 보이드는 하얀 서리가 낀 입김을 내뿜으며 나무를 하는 것이 일상이다. 그러던 어느날 늑대의 침입으로 죽어나가는 소를 지키기위해 소년은 아버지와 덫을 설치하러 나갔고, 덫에 걸린 늑대의 푸른 눈을 보고 마음의 동요를 느끼게 된다.

울타리도 없는 국경선을 지나면 늑대의 고향인 멕시코로 갈 수 있었다. 소년은 새끼를 밴 늑대를 고향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국경을 넘었지만 늑대를 탐내하던 자들은 소년에게서 늑대를 빼앗아 투견장으로 보내 돈벌이로 내몬다. 심한 상처를 입은 늑대를 본 소년은 안타깝지만 자신의 총으로 쏜 후 땅에 묻어준다. 그렇게 슬픔과 고뇌를 안고 떠돌던 소년은 "장소가 사람을 품은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장소를 품은 것이며, 사람을 스쳐 지나가지 말고 그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조언과 교회에서 은둔생활을 하는 사람을 만나면서 결국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도착한 집엔 싸늘함만 남아있었다. 인디언의 침입으로 부모님은 살해당했고 말도 훔쳐갔다는 것... 소년은 살아남은 동생 보이드와 인디언이 갈취한 말을 되찾기위해 또다시 멕시코로 향하지만 처절한 허무만을 느끼게 된다.

예고없이 찾아오는 불행에 대해서는 그 누구의 탓도 할 수 없었던 소년... 한 점의 빛조차 볼 수 없었던 소년의 모험을 통해 저자는 우리에게 무엇을 얘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늑대의 눈을 통해 보았던 희망이 어쩌면 세상에서 뻗어오는 수많은 유혹이 아니었나 싶다. 소년의 모험에는 추악한 인간들도 존재했지만, 척박한 가난 속에서도 자신의 것을 내어주는 배려와 마음에 새길 수 있는 진심어린 조언을 아낌없이 해줬던 이들이 있었지만 어린 소년에게는 그것이 그저 어른들이 흔히 말하는 잔소리와 같아서 그대로 흘려보냈던 건 아닐까?

모든 것을 잃은 소년이 돌아온 그곳에 작은 희망의 불씨라도 남겨져 있길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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