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 - 데비 텅

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 - 혼자가 좋은 나를 사랑하는 법 ㅣ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데비 텅 지음, 최세희 옮김 / 윌북 / 2021년 1월

MBTI란 융의 심리유형을 기본으로 한 성격 유형 검사 중에 하나다. 과거 우리 민족의 특성상 인간은 태어나면서 성격을 타고난다고 주장했지만, 현재는 인간의 성격은 사회적이나 문화적 영향으로 성장하면서 조금씩 변화한다는 것이 바로 MBTI인데 책속의 주인공이자 저자 데비텅은 INFJ의 유형으로 전체 인구의 약 1%만이 소유한 성격이라고 한다. 저자가 말하길 "나는 멸종 위기의 인간종인가?"라며 의아함을 표해 한바탕 웃음은ㅅ 터트리기도 했다. 좋게 말하면 외유내강이고 선의의 옹호자이기도하며 분쟁을 싫어하는 독립형 인간이지만 문제는 싫은 소리를 못하는 성격이라 스스로를 판단하기에도 답답한 사람이라고 느낀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본인이 이런점을 아주 잘 알고 있지만 헤어나오지 못한다는 것...

<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에서는 아직 솔로인 데비가 학업에서 결혼까지, 그리고 취업을 통해 사회생활의 일상을 그린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남들보다 일찍 강의실에 도착하는 데비는 가장 눈에 띄지않는 뒷자리를 차지하지만 이어서 들어오는 이들의 묻히게 된다. 시끄러운 장소를 싫어하기도 하지만 동아리나 모둠활동에서는 밧데리가 방전되고 만다.

대인기피증은 도저히 참을 수 없지만 다행히 외향적인 내편이 존재했다. 바로 제이슨... 그는 데비의 허물을 감싸안을 수 있는 존재이며 그녀를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터득한 사람으로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된다. 그녀가 유일하게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림을 보는내내 이해와 배려심이 많고 커피가 필요할 때를 아는 사람이기도 했다. 더이상 설명할 필요없이 책과 차, 음악과 휴식이면 충전되는 그녀였기에 이보다 더 좋은 사람은 없을 것 같았다.

몇년전에 '아이의 교육과 부모와의 관계'에 대한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미리 학교에서 검사한 성격유형을 가지고 교육을 받았었는데 바로 그자리에서 MBTI 검사를 하게 됐다. 아이의 성격과 나의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어느정도는 예견했으나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차이가 있어서 놀랐던 적이 있다. 부모의 영향을 받아 그래도 어느정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큰 착각이었다. 아마도 이 책은 가까이 살을 맞대고 살고있는 가족들조차도 이렇게 다른데 사회에서 만나는 타인들과 얽히고설키면서 지내야 하는 고난이도의 관계는 역시나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건 아닐까한다. 나 혼자가 아닌 이상 세상은 소란스러울 수밖에 없으니 자신을 위한 것을 찾으라고 말이다.

혼자를 위한 책은 카툰으로 아주 짧은 이야기였지만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게 하고, 예전의 나의 모습을 회상하게 함으로써 저자와 똑같이 좋아하는 책과 연결하여 공감의 시간을 갖게한다. 지금은 혼자였지만 다음엔 둘이된 데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니 더욱 기대가 된다. 왜냐하면 나도 지금은 혼자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