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혹의 죽음과 용도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6
모리 히로시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모든 것이 F가 된다>의 여섯 번째 이야기...

이번엔 마술로 보여주는 트릭인가 싶어 꽤나 반가웠다. 마술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가 있어 인터넷으로 마술도구를 여러번 주문한 적이 있는데, 도구를 구입할 때마다 동봉되어 있는 종이가 있다. 요즘은 마음먹고 유투브를 검색하면 다양한 마술영상을 볼 수 있지만, 동봉된 종이에 적혀있는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구입한 사람에게만 보여주는 마술의 비밀을 영상으로 따로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마술의 비밀은 꽤나 허술하다. 문제는 마술을 관객에게 보여줄때 눈 속임을 해야한다는 점인데 이때 필요한게 바로 연기력이다. 또한 옆에 도우미를 세워 관객의 눈을 다른데로 잠시 돌린다거나 마술사의 연기가 뛰어나 재빠른 손놀림으로 캐치할 수 없게 만드는 기술이다.

 

그래서 이번에 만나게 된 <환혹의 죽음과 용도>는 무척 반가웠다. 갖가지 트릭을 알고 있었기에 쉽게 사건을 해결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이런 거만함이 기우였던 것인지 읽는내내 예상을 뒤없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였다. 마술은 그저 마술일뿐이었고 애초부터 모든 것이 거짓이었음은 아마도 마지막 페이지를 넘겨서야 알게 될 것이다.

 

 

 

일본의 유명한 마술사 아리사토 쇼겐은 탈출마술의 귀재였다. 이런 마술사가 한적한 공원에서 무료로 관람하는 기회를 제공하여 미라클 이스케이프 (기적의 탈출)를 공연한다고 해서 많은 인파가 몰렸고, 그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탈출마술을 시도하다 살해당하고 만다. 마침 그 자리엔 사이카와 교수와 모에, 하마나카 선배가 있었는데 누구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쇼겐의 장례식날, 그에겐 세 명의 제자가 있었는데 마지막을 보내는 그곳에서도 마치 마술쇼를 보는 듯 했던 모에는 또 한번 시신이 사라지는 현장을 맞닥트리게 된다. 운구차 기사가 뛰쳐나와 관에서 목소리가 들린다는 말에 현장을 확인한 형사는 '난 기필코 탈출한다'란 테이프 레코더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를 듣고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황에 나고노지역의 형사는 사이카와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가 행하는 마술의 모든 것이 들어있는 비법노트가 탐나서일까? 적지않은 유산을 노린 범죄일까? 아님 또 다른 인물이 존재하는 것인가? 모든 경우의 수는 결국 사망한 쇼겐을 향하고 있다.

 

여지껏 <S & M 시리즈>를 읽으면서 느꼈던 점은 이동네 형사들 참 능력도 없고 한심하다는 생각을 저버릴 수 없는게, 단서가 주어지면 열심히 조사는 하는데 사건해결은 제대로 한 적이 없다는 점... 세금내는 서민들이 한탄할만한 상황이다. 또한 사건이 일어나면 사정 청취가 기본인데 이런 것 조차도 철저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허술한 점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오히려 사이카와와 모에의 부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거다. 특별했던 점은 이번 사건은 모에가 해결했다는 것인데 사이카와의 또 다른 인물의 제시가 예리하게 간파하는 바람에 소름이 돋았다.

 

누가 이공계 아니랄까봐 삶의 목적을 정의하는데 궁극적인 행복이 아닌 '국소적인 영역에서 순간적으로만 기호를 해석'한다거나 '교환 수순의 인식'이라는 난해하고도 어려운 말을 잘도 사용한다. 미스터리에 밀당을 벌이듯 예견할 수 있는 조건을 쥐어주지만 결과를 뒤집어 버려서 집요하게 책을 붙잡게 만든다. 그렇게 또 다음편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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