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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인재도 ㅣ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5
모리 히로시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808/pimg_7466312433055797.jpg)
<모든 것이 F가 된다>의 5번째 시리즈 <봉인재도>는 최고의 난제였다. 이야기가 더할때 마다 머리가 지끈 아파오는 기분좋은 몰입감은 역시나 저자 모리히로시만이 줄 수 있는 집요함같았다. 하드보일드같이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냉담한 등장인물들은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요동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오래전부터 전해내려온 가보의 비밀이 과연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불길한 저주인지 속속들이 들여다 보도록 한다.
이번에는 절대로 풀어서는 안될 것 같은 느낌이다. 아주 오래된 호리병과 열쇠는 쉽게 깨지지만 깨서는 안되고 열쇠가 있으니 열어도 되지만 열어서는 안되는 의미심장함이 전해진다. 어쩌면 미제 사건일지 모르나 그들의 집요함은 어디까지 미칠지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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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을 떠나는 기도 세쓰코는 모에의 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진다. 그녀가 모에의 집을 찾은 목적은 '병 속에 든 열쇠'에 대한 퍼즐을 핑계로 가야마 가문에 전해져 내려오는 가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퍼즐 동호회에서 가야마 마리모라는 만화가를 알게 된 세쓰코는 그녀가 가지고 있는 병 속에 든 열쇠와 같은 것을 소지하고 있고 열쇠로 열 수 있는 상자 또한 가지고 있다는 말에 호기심이 생긴 모에는 가야마 가를 찾게 된다.
바로 호리병은 '천지의 표', 상자는 '무아의 궤'라 일컫었으며 과거 그녀의 할아버지는 호리병에 열쇠를 넣고 자살을 했다고 한다. 문제는 호리병의 구멍보다 열쇠의 크기가 더 커서 절대 꺼낼 수 없고 호리병을 깨뜨려선 안된다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한번, 그의 아들 린스이가 똑같은 방법으로 자살하고 만다. 이번 밀실사건엔 사이카와의 독보적인 판단과 과감한 결단력에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일 것이다.
도대체 상자 속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기에 사망에 이르게 하는지 알 수 없어 불길한 물건으로 치부하기도 하지만 가보라기에 쉽사리 처분하지도 못하는 가야마 가... 그리고 사건의 실마리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형사들은 점점 미궁에 빠지게 된다.
무척 어렵지만 '인생지사 새옹지마'란 생각을 하게 했던 <봉인재도>에서는 인간의 삐뚤어진 비약과 인식을 보여준다. 무언가를 의지하여 삶을 살았고 희망을 품었지만 그것을 잃었을때의 허망함은 표현할 수 없는 나락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아마 저자는 우리들의 삶이란 무엇에 의지하는 나약한 인간이 아닌 존재자체로서의 나를 형성해야 한다는 말을 독자에게 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이번 편에서 독자들은 이 비밀의 트릭을 쉽게 풀 수 없으니 사이카와와 모에의 감정선을 드러내는 방향으로 위로하는 듯 했다. 그렇다고 열이 달아올라 사랑을 확인했다거나 그런 스토리는 들어있지 않았다. 어쨌든 완전히 마음에 들진 않지만 서로의 마음은 확실히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는 정도? 부족하지만 이 천재적 인간들이 보여주는 최선은 여기까지인것 같으니 이것으로 만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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