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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는 꿈을 지킨다
무라야마 사키 지음, 한성례 옮김 / 씨큐브 / 2021년 7월
평점 :

보통 마녀라고 하면 선한 이미지보다는 악당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미지를 연상하게 된다. 책 표지를 보더라도 아마 마녀보다는 요정이란 느낌이 더 강렬하게 끌리기도 하고... 어쨌든 날개가 없으니 요정이라하기엔 그렇고 이들도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닌다고 하니 마녀가 더 어울릴 것 같다.
<마녀는 꿈을 지킨다>라는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인간은 살아가면서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향해 최선을 다한다. 비록 그렇지 않은 인간도 있으나 우리는 마음 속에 자신만의 수호천사를 지니면서 잘됐음 좋겠다는 바람으로 매일을 화이팅하면서 보내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주위에 꿈을 지켜주기위한 착한 마녀가 속해 있다면 그야말로 흥분될 것 같다. 드러내놓고 응원하지는 않지만 그녀들만의 보이지않는 힘으로 알게모르게 지켜준다고 하니 기분좋은 긴장이 드는건 당연하다. 이런 꿈만같은 이야기는 혼자만 알기엔 아까우니 아이와 함께 만나볼 생각이다.
바람이 가득한 항구도시의 중심에서 서쪽으로 조금 벗어난 곳에 있는 바닷가 마을... 미카즈키 거리를 걷다보면 '바바야가'란 건물 간판이 보이고 보일듯 보이지않는 '마녀의 집'이란 카페가 존재한다. 여러 곳을 떠돌다 그곳의 주인으로 항구도시를 수호하게 된 마녀 니콜라와 검은 고양이를 데리고 다니는 빨간머리의 마녀 나나세가 들려주는 꿈을 가진 자들의 이야기다.
여섯편의 이야기와 나나세의 에필로그를 포함하고 있는 이 책에서 특히나 가슴에 와닿았던 이야기 <오래된 기억>은 보고싶은 친구들을 떠올리게 했다. 고교시절 친구가 뜬금없이 자신은 마녀라고 고백했다. 떠날 시간이되어 자신에게만 비밀을 말해줬고 혹시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땐 마법세계를 다룬 책을 준비해줬음 좋겠다는 말에 책을 좋아하는 그녀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까마득히 잊었다. 성인이 된 후 서점에서 일하던 그녀는 마음이 힘들었는지 바다에서 모든 시름을 끝내고 싶었다. 그렇게 바닷가 근처에서 다시 만나게 된 그녀들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감동적이었다.
"마음이 우울해지면 마가 끼기 마련이야"라며 이끌리듯 향한 곳은 '마녀의 집'... 마녀들은 인간이 잊고 있던 사소한 기억도 모두 기억하고 있고, 마음이 동요되어 위험에 처하더라도 자신을 희생하는 따뜻한 용기를 지닌 그녀들이었다. 인간보다 살아있는 날이 길긴 하지만 치유하기 힘든 부상을 당하면 일찍 물거품이 되고말지만 인간의 소소한 일상과 행복을 지키기위해 조금도 고민하지 않는 그녀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어쩌면 우리가 나약해질때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기위한 희망적 메세지를 전해주는게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