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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로지 - 히어로 만화에서 인문학을 배우다
김세리 지음 / 하이픈 / 2021년 7월
평점 :
세계를 열광시킨 어벤져스... 우리가 히어로에 빠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어느 시기, 어느 세대를 거쳐가더라도 우리에겐 영웅이 필요하기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 세계에서는 아무리 힘들고 고난에 빠져도 결국엔 정의가 승리하니까 말이다. 모두가 영웅에 목말라 하는 이유는, 아마도 어려운 시기를 살아내고 세상이 여전히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디선가 "쨘~"하고 나타나 나를 힘들게 하는 악당을 처단해줬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말이다.
<마블로지>에 눈길이 갔던 이유는 인문학이라고 하면 어렵게 느껴지고 인간사상에 있어 여전히 성선설인지 성악설인지 논란이 되고 있는 시점에 마블세계 속에서 만나는 인문학 여행이라니, 일단 정의의 승리는 정해져 있는 답이고 만화나 영화로도 한번씩은 만난적이 있기에 무척 가깝게 느껴져서 쉽게 접근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는 이를 '마블학'으로 정의해 크게 마블 영화 세계와 마블 만화 세계로 나누고 그 속에서 인문학적 담론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기술했다고 한다. 기발하면서 흥미롭게 접근하여 슈퍼히어로들이 말하는 정의의 인문학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마블의 탄생을 시작으로 다양한 힘을 가지고 있는 슈퍼 히어로의 존재와 그들이 인류의 존재를 위해 움직이는 임무에 대해 '정의'를 기반으로 한다고 말한다. 거침없이 불의를 행하는 이들에 윤리적 잣대를 두고 그들을 심판하는데, 악당의 내면을 깊숙히 파헤치자면 그들도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냈거나 억울한 일을 당해 자신의 기준에 걸맞는 복수를 한다고 대변한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한 억울함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그것을 방패삼아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 시키는 것에 대한 윤리적 문제는 끊임없는 과제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정의가 승리하지만 그전에 격투의 과정에서 보여주는 대립은 더이상 회생할 가능성이 없을만큼 무너뜨린다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가에 대해 말하자면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뻔한 내용이지만 더 강력한 히어로와 더 잔인한 악당을 탄생시키는 것이고, 이런 상황이 계속되다보면 어쩌면 악당이 승리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하는 다른 생각을 가진 누군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지만 그래도 정의는 승리한다는 희망의 끈은 끝까지 놓지않기에 그 속에서 인간의 의지를 보여주는 인문학적 요소를 찾아낼 수 있다.
<마블로지>에서 말하는 정의는 소수가 아닌 다수의 행복을 추구하고 누구에게나 선택의 자유가 존중되어야하며 함께 키워나가야 할 미덕을 고민하는 것이라 말한다. SF시리즈의 미래 지향적 존재지만 세계의 발전 속도를 보면 이 또한 가까워졌음을 체감하게 된다.
인문학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과 연결된 학문이다. 근본적으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변화하는 것들이 모두가 인간의 손에서 생성되고 소멸되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