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와의 정원
오가와 이토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괜찮아, 샘은 결코 마르지 않으니까.

마음 놓고, 내 곁에서 곤히 잠자렴.

 

  편지로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던 <츠바키 문구점>의 여운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듯 한데, 저자 오가와 이토는 어제와 다를 바 없고 보잘것 없는 소소한 하루의 소중함을 또 한번 건넨다.

 

  사람들의 일상이 무너지고 인적이 끊기듯 시끄럽던 도시의 소음도 줄어든 요즘, 어쩌면 우리들은 오늘도 지루한 날을 보냈다며 투덜대고 있을지도 모른다. 신경이 곤두선 사람들은 얼굴에 웃음기를 지웠고 평화로움을 유지했던 가족마저도 얼굴 맞대기 무섭게 상처되는 말을 꺼내기도 한다. 그런 우리에게 '토와의 정원'은 아무리 보잘것없는 오늘이었더라도 살아 있다는 건, 무척이나 굉장한 일이고 자신의 삶을 견뎌냈으니 미소지을 수 있는 오늘을 소중히 여기라며 아낌없는 긍정에너지를 선사한다.

 

 

 

 

  환한 빛 조차도 느끼지 못하는 토와, 이 작은 소녀는 앞을 보지 못한다. 하지만 토와가 견뎌낼 수 있는 힘은 오로지 엄마였고 영원한 사랑으로 연결된 모녀는 꽃 향기 가득한 정원이 있는 작은집에서 소소한 행복을 누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돈을 벌어야 했던 엄마는 토와에게 로즈메리(인형)를 선물하고 잠자는 숲 속의 공주라는 이름의 수면제를 먹여 일 하는 동안 잠을 재웠다. 토와의 열살 생일엔 처음으로 엄마와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그것이 엄마와의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홀로 남겨진 눈먼 소녀 토와는 굶는 날이 이어졌고 눈 한번 오지않았던 겨울이 지났지만 토와의 정원은 이제 소녀에게 말을 걸어주지 않았다.

그런데도 푸르른 삶을 향한 토와의 바람은 무너지지 않으려 발돋움 하려 하는데...

 

  글에서 느껴지는 토와의 여린 마음이 그대로 동화되는 듯 나도 어린 소녀시절로 돌아간것 같았다. 저며오는 가슴을 부여잡고 한없이 응원했던 간절함이 전해졌는지 소녀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삶을 부여잡았다. 서향나무의 꽃향이 드나들었던 안식처가 쓰레기집으로 바뀌었을 땐 포기하는 듯도 했지만 토와는 삶의 끈을 놓지않고 자신이 개운 음식을 먹는 의지도 보여줬다.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해 손으로 입을 막기도 했지만 그 작은 소녀는 행복했던 순간을 쉼없이 되뇌이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책의 마지막을 덮은 지금도 가슴에 새겨진 울림은 진하고 따뜻하게 남아 삶의 기운을 충전해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