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턴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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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삶은 기복의 연속으로 서로 상반되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 기쁨과 슬픔, 좋거나 싫거나, 밝고 어둠 등의 단어일뿐인 이러한 말들을 감정과 섞어내며 불안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예를들면 기쁜 일이 생겼지만 마냥 기뻐하지 않는 절제된 감정, 언제 다시 슬픈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기쁨을 맞이하는 것. 왜 인간은 이렇게 불안 속에 갇혀 마음껏 긍정적 에너지를 표출하지 못할까?

 

  녹턴은 이런 감정들을 편안하게 풀어낸다. 책 속에 등장하는 뮤지션의 발자취를 따라 음악과 함께 여유있는 시간을 선사하는데, 그것이 부드럽고 아늑한 시간만을 전해 주는 건 아니다. 인간에겐 저마다의 사정이 있고 꿈이 있지만 어쨌든 무너지지 않고 그 길을 덤덤히 나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크루너는 한때 최고의 자리를 누렸던 가수가 베네치아의 곤돌라에서 부르는 이별의 노래는 아프지만 사랑이였음을 보여줬고, 비가 오나 해가 뜨나에서는 인간의 삶이 아무리 얽히고설킨 얽히고설켜 있어도 우리의 삶은 여전히 흘러가며 살아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몰번힐스는 음악인의 길은 뭐가 되던간에 음악을 한다는데 그게 맞는 길인지 아닌지에 대해 고민하지만 역시 음악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다는 걸 보여주고, 첼리스트는 음악을 했던 사람들이라면 들려오는 노래 소리를 지나치지 못하는 추억으로 떠나게 만든다. 지금 여전히 음악을 하고 있던간에 그렇지 않던간에...

 

  특히 이 책의 표제작인 녹턴은 우리가 직시해야 할 많은 과제를 남겼는데, 능력이 출중한 섹소폰 연주자가 자신의 못생긴 얼굴때문에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는 자책에 빠져있다. 게다가 아내까지 떠났고... 그런 그가 성형수술을 받기로 마음먹었고 얼굴에 붕대를 잔뜩 감은 채 같은 호텔에 다른 사연으로 성형수술을 한 린다와 얘기를 나누게 된다.

 

  우리는 하루하루 삶을 보내면서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하고 성공과 실패를 맛본다. 하지만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 혹시 자기 자신만이 세운 기준이 아닐까? 타인이 보기엔 큰 실패가 아닐수도 있고 그렇다고 내일을 안 살것도 아닌데 너무 크게 좌절하는 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녹턴이 그랬다. 인간에겐 조건이 없고 꿈이 있었으니 오늘이 있는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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