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괄량이 길들이기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정유선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만나면서 희극이 주는 재미 또한 알 수 있게 되었다. '말괄량이 길들이기'도 이탈리아의 전형적인 희극의 형태로 머릿속에 그려지는 무대의 모습이 무척이나 흥미롭다. 1967년에 영화로도 제작된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리차드 버튼이 호흡을 맞추기도 했으며, 현재는 대학로공연으로 만나볼 수 있어 친근감마저 느껴진다. 과연 소문난 괴짜 말괄량이 카타리나를 길들일 페트루치오의 활약을 만나보도록 한다.

빈털터리 주정뱅이 슬라이와 술집 여주인의 다툼으로 서막이 시작된다. 술집 여주인에게 쫓겨난 슬라이는 길거리에서 잠들고, 사냥에서 돌아오던 길에 슬라이를 발견한 그 땅의 영주는 장난기가 발동한다. 그를 데려다 향기로운 옷을 입히고 편안한 침대와 부인 역할을 할 하인을 대동해 그가 잠에서 깨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 작전을 세워 나리라 호칭하며 영주의 집에서 연극을 관람하는데 바로 '말괄량이 길들이기'였다.

그렇게 서막이 끝나고 본극이 시작하는데 파도바의 갑부 밥티스타의 큰 딸은 소문난 말괄량이로 그녀의 이름만 대도 남성들은 고개를 저으며 거부를 했지만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비앙카는 그녀의 사랑을 받기위해 젊은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구혼의 손길이 끊이질 않는다. 하지만 밥티스타는 큰 딸 카타리나가 먼저 결혼하지 않으면 비앙카가 결혼하는 일은 결코 없을거라고 장담했고, 어느날 친구 호르텐시오의 집을 찾은 페트루치오는 돈이 많기만 하면 길들일 수 있다며 카타리나를 유혹하는데 과연 왈가닥 그녀가 쉽게 바뀔 수 있을지 제풀에 넘어질지 읽을수록 흥미진진해 진다.

사랑이 우선인지 목적을 위한 계략인지 웃음이 터지지만 마냥 편하게 웃기만 할 스토리는 아니였다. 내 딸을 준다는 남자의 조건이 추후 얼만큼의 재산을 내놓을 것인지에 대한 자본주의적 문제와 진실한 사랑은 찾아보기 어려웠기에 결국 결혼은 서로가 서로에게 길들여지는 게 인지상정인 듯 보였다. 순종인가 아니면 타협인가 고민하게 했으며 지금 현대의 결혼 문화에 대한 우려도 직시하게 했던 희극이였다. 당시 시대적 배경을 생각하면 무척 유쾌한 연극이 아니였을까 싶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