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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의 봄 ㅣ 가노 라이타 시리즈 1
후루타 덴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4월
평점 :
눈꽃이 휘날리는 어둠의 겨울나무는 무척이나 시려운 듯 앞으로는 봄이 오지 않을 것처럼 차갑기만하다. 어차피 날은 지났고 핑크빛의 봄은 왔지만 우울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도 책의 제목때문인것 같다. 봄은 왔지만 모든게 거짓이였던걸까?
책 속에는 다섯편의 단편이 들어있다. 털털한 듯 하지만 눈매는 꽤나 매서웠고 가벼운 말투에 허투로 농담을 던지며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솜씨가 보통이 아닌 가노 순경은 오늘도 오가는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고 있다. 소아성애자지만 자신의 또 다른 생명체를 깊숙히 숨겨두고 공생해왔던 다케루의 어릴적 강박을 다룬 봉인된 빨강은 아이를 자신의 소유로 여기는 어른의 무분별한 폭력을 말해주고 있고,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고 이제야 제대로 살고픈 자들의 만만치 않은 현실의 암담함을 보여주는 거짓의 봄은 앞으로 잘될거라는 희망을 묵살시키는 듯 꽃피우는 봄은 없다는 암울함을 보여준다. 예기치 않았지만 열심히 하다보니 성공을 거머쥐게 된 장미는 끝없는 욕망으로 결국 잊혀지게 되었으며, 순수한 배려가 강박관념으로 인해 오해를 사고 스스로를 무너뜨렸던 낯선 친구, 그리고 경찰의 강압과 불합리함을 호소하며 자신이 정의라 외치고 싶었던 유명작가의 회귀는 모든걸 드러낼 수 없었던 사건의 진실과 남은 이들의 상처를 보여줬다.
짧은 단편 속에 무수히 들어있는 트릭은 읽는내내 갈증을 호소하게 했다.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부분에서 드러나는 진실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이해타산의 관계를 보여주면서 작은 실수가 얼마나 큰 오해를 만드는지 직시하여 보여준다. 인간적으로는 이해하지만 이런 사유로 범죄가 발생한다면 인간사회가 너무나 암울할 정도로 사실적인 사건에 중점을 둬 이성의 기준을 뒤흔들게 만들었던 책이였다.
"당신은 반드시 다섯 번 속게 된다!" 설마 했는데 허튼 소리가 아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