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소소설 - 히가시노게이고

왜소 소설 ㅣ 대환장 웃음 시리즈 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21년 1월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 히가시노게이고가 대놓고 퍼트리는 출판계의 민낯은 결코 웃을 수만은 없는 현실이 가득했다. 우리는 서점에서 쉽게 접하고 구입해 읽으면 끝이지만 그들에게는 전쟁과도 같았기 때문이다. 대체 베스트셀러가 무엇이길래 그들은 대환장할만큼 힘겹게 고군분투를 해야 했는지 보여주는 이 책은 아마 저자도 작가로서의 큰 도전이 아니였을까 싶었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글감이 생기면 눈 깜짝할 사이에 등장하는 전설의 편집자가 있다. 다만 그들은 작품이 훌륭하다느니 아이디어가 기발하다는것도 중요하겠지만 고질적으로 변하지 않는 접대문화로 갑과 을이 확실히 정해져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면 언제든지 무릎을 꿇을수 있다는 씁쓸한 현실을 보여줬다. 작가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신인상을 기반으로 작가로서의 자리매김을 하며 드라마, 영화 등에 출자되어 탄탄대로의 길을 갈 것이라 희망하겠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음을 알려주고 꿈을 가지고 도전했지만 최종 후보에 오르고도 실패하는 게 대다수라 쉽사리 작가가 되겠다는 마음은 접어두라 경고도 했다. 혜성처럼 나타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더라도 쉼없이 창작하지 않으면 잊혀지기 마련이고 글을 쓴다는 건 삶을 보내는 마지막까지 손 놓을수 없는 매력적인 일이라는 것도, 아마도 작가들에겐 그들의 존재의 이유가 글을 쓰기때문에 숨을 쉬는 것처럼 보여져 한편으로 그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중간에 언급하지 않았지만 출판사와 연결된 작가의 성공을 위해 수많은 아이디어를 통해 장르와 어울리는 작가를 탄생시키기도 했으며, 실패하더라도 최선을 다한 뒷이야기는 그들의 노고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소설가 사윗감'은 뭐라 말할수 없는 고민을 안겨줬는데, 안정된 수입을 보장받을 수 없고 그렇다할 작품이 없는 작가라면 이름뿐이지 백수와 다름없음을 보여주는 그들만의 고뇌는 충분히 공감하기에 마음이 무겁기도 했다.

출판계의 민낯을 낱낱이 까발린다던 히가시노게이고의 뒷 이야기는 직접 곁에서 보고 듣지않는 이상, 절대 알 수 없는 사정에 그들도 남들과 다르지않는 눈치 전쟁은 재미있고 유쾌했다. 그들은 아직도 눈물겨운 전투를 벌이고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