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노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2
이희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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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hestia0829/222254249530

 

 

인생을 살아가면서 의미없이 "난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어"라거나 "중간만 가면 되지"라는 말을 내뱉는 날이 있다. 누구나 누리지만 나만 힘든 것 같고 나만 남들과 다르게 사는 듯한 느낌에 평범한 삶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남들은 다 누리며 가지고 싶은 것을 마음껏 가지며 누릴 거 죄다 누리며 사는 듯 한데 나만 그렇지 못하는 듯 해서 가난도 싫고 부자가 아니라도 좋으니 중간만 가자는 말들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신분에 높고 낮음이 없고 특정 계층만이아니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혜택은 이상하게도 나만큼은 피해가는 듯 하다. 책의 저자 이희영님은 독서모임을 하면서 추천받았던 '페인트'의 저자이기도 한데, 청소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요즘 대두되고 있는 사회문제와 심각하게 고려해볼만한 소재로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독자에게도 쉽게 권장할 수 있는 도서이기도 하다. 어쨌든 부모를 고른다는 소재에 이어 어른아이의 이야기라니 누구라도 혹 할만 하다. 부모가 철이 없거나 아니면 넘쳐나기에 뭐든 막무가내로 움직이는 어른의 이야기일지... 무슨 이야기가 되었던간에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

현재 열여덟의 노을은 누가 봐도 오누이로 보고 팔짱을 끼면 차가운 눈초리를 받은 서른넷 최지혜씨의 아들이다. 따져보면 열여섯살의 나이차가 있었으나 결혼한 적도 없고 아빠를 본적도 없으니 입양아 인가도 생각하겠지만 노을은 최지혜씨 뱃속에서 나온 아이다. 그래서 일찌감치 철이 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지만 책 속에서는 철이든 아이어른이 아니라 한팀으로 세상에 맞서 노력했다고 한다. 어쨌든 그 모자는 서울에서 구석 변두리로 이사와 자리잡았고, 엄마는 수제 악세사리 공방에서 노을은 친구 아빠가 운영하는 중국집 주방보조로 열심히 살고 있다. 노을의 마음속엔 젊고 예쁜 엄마에게도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하거나, 아니면 엄마도 누군가를 만나고 싶지 않을까하는 고민이 항상 자리잡고 있었다. 중국집아저씨의 딸 성하는 부랄친구와도 같아서 자신의 사정을 다 알고 있지만 성하의 오빠 성빈은 장장 5년의 시간동안 지혜씨를 짝사랑했고 성하는 그들의 만남을 응원하려는 듯 했지만, 주위의 곱지않은 시선과 손가락질이 신경쓰이기만 한다. 더이상 상처받기 싫어서, 엄마가 아픈게 싫어서, 보통의 삶을 살수없는 자신의 처지가 너무나 서러워서 거리를 두려는 노을은 지금과 다른 세상과 마주할 수 있을지, 마주하길 간절히 바라본다.

책 속에 노을과 성하의 대화가 머리에 새겨지듯 마음속 깊이 들어왔다. "너는 평범함이 뭐라 생각해?"라는 질문에 성하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이 아닐까"라고 대답한다. 평범한 삶이라던가 보통의 인생이라는 것은 이미 잘 닦인 고속도로처럼 한번 들어서면 선택지도 별로 없을 뿐더러 그만큼 빨리갈 수 있는 것처럼 좋은 가정,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마련하여 안정된 결혼 생활을 하는 것 같지만 애초에 보통의 삶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일반 도로를 달리며 교통체증도 느끼고 고속방지턱도 넘어가며 고비마다 대처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 알면서도 씁쓸한 맛이 도는건 이미 그만큼 나이가 먹었음을 의미하는걸까? 하여튼 인생길을 잘 알려줄 네비게이션 같은건 없으니까 말이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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