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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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흔적도 없어보이는 한적한 곳에 나홀로 옛추억을 간직한 듯 으슥히 서 있는 나미야 잡화점은 지나간 시간만큼이나 가슴깊이 간직해야할 소중한 것을 품고 있는 듯 하다. 미스터리 추리소설로 읽는내내 머리를 쥐어짜며 저자의 글 놀림대로 혼돈을 가져와 밀당의 귀재라 일컬으며 믿고 읽었던 저자의 소설이였는데, 같은 추리소설임에도 불구하고 확연히 다른 색감으로 등장한 이번작품만큼은 페이지를 넘기는게 아쉬울 정도로 아껴가며 읽었던 것 같다. 어느정도 읽었다면 다시 앞으로 돌아가 스토리를 되뇌이며 사연의 진실을 다시 되뇌이고 사연을 알게될 때마다 소스라치듯 흠짓 놀라며 눈물을 닦아내기도 했다. 가슴 깊이 미어지는 스토리로 형용할 수 없는 간절함이 잔잔히 스며드는 소설이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독자들에게 선물같은 존재로 여겨질 것이다.

어느 주택가 한복판에 위치한 임대주차장에서의 속삭임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세명의 좀도둑이 늦은 밤에 잠시 눈을 붙일만한 곳을 찾다가 나미야 잡화점에 들어서게 된다. 쓸만한 물건이 있나 내부를 살펴보던 중 닫혀진 셔터 안으로 밀려들어 온 편지를 발견했고 조금의 인기척도 없는 이곳에 누군가의 편지로 소스라쳐 놀란 그들은 의문의 '달토끼'라는 사람의 편지를 읽게 된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처음으로 상담 편지를 드립니다."란 문구가 마음에 걸려 답장을 하게 되었고 잡화점에서 발견한 잡지를 통해 시간의 흐름이 다른 그곳의 비밀을 발견하고 숨어있던 그들은 답장을 하게되면서 크나 큰 깨달음을 얻는다. 그저 미지의 시간이 주는 환상과는 다른 편지란 매체를 통해 무한한 감동을 선사하는 이 책은 멈춰진 순간의 소중함을 전해준다.

바보같이 살았던 자신이 타인에게 도움되는 일을 하고 그로인해 힘을 얻어 행복한 삶을 보내고 있다는 편지를 받게 된다면, 아마도 아직 나 자신이 세상에 버려진 존재가 아니라 조금은 쓸모있는 사람이 아닐까라는 느낌을 받았다면 기껏 좀도둑의 삶도 변화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만큼 거대하지 않지만 소소한 삶의 절실한 깨달음을 얻은만큼 따뜻함이 가득한 이야기였으니까 말이다. 이 잔잔한 감동의 여운은 한참 가슴에 남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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