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 환자
재스퍼 드윗 지음, 서은원 옮김 / 시월이일 / 2020년 8월
평점 :
https://hestia0829.blog.me/222068675738

이 책을 접하는 순간, 심리학에서 의미했던 프로이트의 방어기제가 떠올랐다. 자기 자신이 무엇으로부터 위협을 받는다고 느끼면 상황에 따라 스스로 달리 해석하여 무의식적인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욕구는 어린아이가 아닌 성인에게까지 미치는 도구이기도 한데 책 속에서 말하는 방어기제가 타인으로 전해져 무참히 무너뜨리는 어느 환자에 대한 스토리라고 하니 더운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으슥함과 간담이 서늘해오는 느낌을 저버릴 수 없었다. 만약 책에서 말하듯이 의료진을 자살로까지 이끈 환자라면 오히려 심리학적으로 능통한 환자의 입놀림으로 간주하고 싶었는데 이러한 의문은 애초에 아무런 제약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자극적인 메세지만 남겨둔다.
책의 서두에서 알리는 문구는 일단 마음가짐을 다잡게 한다. 의사로서의 자신이 이보다 더 미쳐버리기 전에 남기는 글이라며 믿거나 말거나 독자에게 모든 것을 덮어씌운다. 주인공 파커는 정신의학계에서 유능한 인재로 인정받지만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향을 따라 재정이 빈약한 병원으로 취업을 하게 된다. 으슥한 길을 따라 맞닥뜨리게 된 병원의 내부는 예상외로 관리도 잘되어 있고 근무환경이 부족함없는 곳이라 나름 위안을 삼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는데, 2층에 멈춘 엘리베이터 밖의 모습은 의료진의 행패로 보여지는 듯 했고 의문의 환자가 존재하며 그곳의 이야기는 왠만하면 입에 담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의사로서 처음 접하는 이야기가 너무나도 터무니없어 그에 관련된 조사를 한 끝에 조셉EM을 직접 치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파커는 병원내에서 모두의 문제를 완벽히 컨트롤 하면서 현실적 해결방안을 내놓는 수간호사 네시에게 고민을 털어낸다. 며칠후, 출근길에 어수선한 현장을 마주한 파커에게 네시의 자살 소식이 전해들어오고 그녀의 마지막 접촉자는 모두가 꺼려하던 조셉이였는데... 이후 조셉의 진료기록을 뒤지며 영상으로 만난 6살의 섬뜩한 모습에서 진단명 조차 내릴 수 없는 기록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 상황에 의사로서의 사명을 잃지 않았던 파커의 도전적인 치료가 시작되는데 그 끝은 누구도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미궁에 빠지게 된다.
이 무슨 희귀한 막장스토리의 향연인지... 아픈 기억을 끌어내는 의문의 대화법으로 인간됨을 무너트리며 자학의 끝장을 맛보는 스토리에 뭔가 더 깊숙히 뿌리박은 내면의 존재를 기대했는데 설마했던 예감이 들어맞아 조금은 아쉬움을 남겼다. 영화로도 확정되었다니 이 스토리로 영상을 만나면 심지적으로 무척이나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의 등장이 기대되 심오한 환자의 모습이 어떻게 해석되어 드러날지 빠른 시일내에 만나고 싶은 욕구도 생겼다. 그와의 접촉으로 인해 망가지는 것이 두렵지 않다면 미리 책과의 대면에 도전하는 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