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4분 33초 - 제6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이서수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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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케이지의 4분 33초는 예술계와 그의 음악을 청관했던 관객에게 말이 많았던 작품이였지요. 무대에 연주자가 나오더니 아무것도 하지않은 채 덤덤히 앉아있다가 어느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만 하고 퇴장했던 공연은 예술과 허무 사이에 열띤 논쟁이 되기도 했답니다. 문제는 침묵의 4분 33초 동안 누군가의 기침소리와 의자가 삐걱거리는 등의 소음이 예술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는데, 과연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당신의 4분 33초'에선 어떤 의미로 쓰여있을지 작가의 의도가 궁금했습니다. 책의 표지를 보면 시계위에 앉아있는 주인공 주위에 활처럼 휘어져 있는 시곗바늘을 보니 짧은 순간이지만 인생은 손에 쥐고 있는 종이비행기처럼 한순간의 착오로 인생의 갈림길을 결정하게 되는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현대인의 실존을 담았다는 소개는 책에서 다룬 스토리가 타인이 아닌 나의 이야기가 들어있을것도 같았기 때문입니다.

주인공 이기동과 종종 등장하는 존케이지의 삶은 예술의 길에 있는 평행선과는 조금 다른 각도로 그려져 있습니다. 어린 시절 아들 하나 있는 어머니의 꿈은 아들이 의사가 되는 것이며 그것이 아들의 희망인양 주위사람들에게 떠들었지요. 하지만 이기동의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고 자신이 무엇이 되고자 한적도 없었답니다. 자신은 조용한 성격에 소설책 읽는 것을 좋아했으며 고등학교때 만난 일등과 그저 다른 목표로 살아나갔지요. 살아냈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하루를 보내는 일상이 반복됩니다. 인생에서 커다란 굴곡은 없었지만 마음내키면 무조건 실천해보는 현실주의자, 하지만 쉽게 풀리지 않을 땐 과감히 포기하고마는 허무주의자이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자기 자신에게만큼은 빠져나갈 수 없다는 존케이지의 언어에서 창에 비치는 자신과의 대면은 주인공의 그저그런 허무를 보여주는데, 낙관적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쉼없이 반대되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어 지금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모두가 그렇게 살아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당신의 4분 33초는 도전적인 현실에 대면한 자신의 모습과 녹록치않아 거하게 실패를 맛보는 사람들의 현재를 비춰줍니다. 기대 속에 공연을 감상하려 했지만 피아노 앞에 들려오는 소리는 없었고 공허한 침묵 속에 가끔씩 들리는 소음이 기대를 저버린 것처럼 저자는 원하면 이루어질듯한 나의 미래가 허무함을 가져다 줬다면 자신이 다독여야 할 자신의 무언가를 찾길 바라는 간절함이 묻어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독특한 구성으로 가끔 소리내어 웃기도 했지만, 아마도 웃는 게 웃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게 이 스토리의 매력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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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9 18: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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