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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가게 2 - 당신에게 시간을 드리지요 ㅣ 십 년 가게 2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사다케 미호 그림,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6월
평점 :
https://hestia0829.blog.me/221999832991

처음 이상한 과자가게 전청당을 만났을때, 저자의 문체가 무척이나 따스하고 부드러워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졌었다. 십 년 가게를 보자마자 너무나 반갑고 예뻐서 이번만큼은 아이와 함께 읽고 싶어 만나게 되었다. 특히나 가게 이름도 독특하고 주인장이 마법사인 것도 호기심을 유발하였으며 마법으로 누군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니 그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 이야기가 들어있을지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다.
책 속에는 여섯편의 이야기가 들어있고 저마다의 이야기 속에는 희노애락이 모두 들어있어 잔잔한 감동뿐만 아니라 커다란 깨우침을 주기도 한다. '안타까운 보물 상자'에서는 서로에게 상처가 될까봐 입을 닫았던 모자간의 슬픈 스토리가 들어있는데 아버지 없이 성장해야 할 아들에게 자신을 무한적으로 희생해 아들이 그토록 원했던 수학교수가 됐지만, 매섭게 닫힌 입은 단 한번도 웃은 적이 없을 정도로 차디찼다. 쓰러진 이후로 줄곳 병원에 입원해 있었던 어머니에게 남은 시간은 단 하루였고 십 년 가게의 기적이 적지않은 감동을 주는데 마지막 페이지에서 한참을 헤매었던 것 같다. '아름다운 인어'는 예쁜 설탕인형을 간직하고 싶어 하는 아이의 이야기인데 마지막 에필로그에 등장해 작은 꼬마 아이가 십 년 가게에서 간직한 소망으로 멋지게 성장한 뒷이야기가 그려져 흐뭇함을 선사했다.
십 년 가게는 버리기엔 소중한 추억을 담고 있고 지키고 싶거나 멀리 두고 싶은 이들에게 초대장을 전해주고 의뢰한 이들에게 일년의 시간을 받고 십년간 보관해주는 마법의 공간이다. 단, 마음과 함께 보관해 주기때문에 무엇을 상상하던 간에 더 큰 꿈을 꾸게 될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스토리에 그동안 내가 놓치고 있었던 주위의 소중한 존재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소중하다 생각해서 버리지 못한 것들이 깊숙한 수납장에 그대로 있어 하나씩 꺼내어 정리를 했고, 나 뿐만아니라 모두가 힘들게 지내고 있을 지금 잘 지내느냐고 안부를 물으며 오늘 하루를 보냈다. 십 년 가게는 정말 소중한 것이라 생각해 십년 후에 꼭 찾으러 오겠다며 자신의 일년을 내어주지만 사실 가게 안에는 찾아가지 않은 물건들이 가득했다. 아주 소중한 것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기 마련이니 지금을 더 아름답게 보낼 수 있도록 희망을 품어보자는 저자의 깊은 뜻이 담겨있는 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