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숨결
박상민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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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메디컬 드라마를 즐겨보고 그 속에 들어있는 달달한 로맨스라인을 보며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의 목마름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차가운 숨결이라는 제목이 주는 떨림은 생각보다 강렬하게 다가왔다. 병원에서 느껴지는 숨결이 차갑다는건 살아있는 것보다 죽음에 더 가까운 스토리를 품고 있을거란 예상에 표지에서 풍겨지는 음침함은 그야말로 어둠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대구의료원에 파견되 활동했다는 저자는 작가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의사로서의 자리도 단단히 지키고 있는듯 해서 호감이 갔다. 저자가 비밀리에 숨겨 논 미스터리 속의 진실을 파헤쳐보자.

열번째 생일을 맞이한 한 소녀는 기쁜 날임에도 불구하고 엄마와 대치하고 있다. 키가 이만큼 크면 미키와 단둘이 산책하게 해준다고 하고선 아직 덜 컷다며 덩치 큰 미키와의 산책은 어렵다며 허락을 해주지 않는다. 키가 작은 것도 서러운데 노력으로 되지 않는데 어떡하냐며 불만을 토로했고 결국 엄마는 어쩔수 없다는듯이 허락을 해준다. 신난 아이는 미키와 산책을 나갔고 풀어진 운동화 끈에 넘어지는 찰나에 미키는 도로로 달렸고 사고로 죽게된다. 불행은 한번에 끝나지 않고 얼마지나 아빠마저 하늘나라에 가고 만다.

그리고 숨막히게 긴장감이 드러나는 본격 스토리가 진행된다. 현란한 수술실력을 자랑하는 김태주 교수는 레지던트 1년차 현우에겐 우상과도 같은 존재이다. 드디어 처음으로 그와 함께 수술을 집도하게 되었지만 수술중에 그가 그토록 싫어하는 핸드폰의 소리가 현우에게서 울리기 시작했고 그의 눈밖에 나고 만다. 그러던 중 급성충수돌기염으로 입원하게 된 수아라는 여대생의 주치의를 맡게 되었고 거부할 수 없는 부탁을 받게 되는데, 한번 시작된 의심은 끝도 없는 나락으로 빠지게 된다. 몇개월 전, 그 대학병원에서 사망하게 된 수아 아버지의 의문스런 죽음이 자신의 엄마와 관련이 있다는 수아의 말에 현우는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했고 자신과 친분이 있었던 환자들도 알수없는 이유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긴박하면서도 드러날듯 드러나지 않는 진실은 목마름이 밀려오게 한다. 중심인물의 시각에서 발빠르게 진행되는 스토리는 무언가 단서를 쥐어주지만 병원이라는 침묵집단에서 진실을 밝혀내는 속도는 뭔가 많이 어지럽혀 있었다. 그들만의 집단에서 진실은 의리의 거짓을 만들고 인간의 생사를 쥐고 있는 병원에서 관계를 운운하는 것이 왠지 낯설기도 했다. 절정에 가까워 진실을 마주하는 순간 느꼈던 허한 감정은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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