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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 ㅣ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오치 도시유키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https://hestia0829.blog.me/221947134687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물고기로 인해 세계사가 바뀌었다고 한다. 그냥 일반적으로 알고 있기에는 청어로 만든 과메기와 대구의 시원한 국물 맛은 그 무엇도 따라올 수 없는 맛이라는 것만 알았지 세계사의 한 획을 그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청어가 성욕을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했고 경제적 욕망을 불러일으켜 그것의 흔적을 좇다 신항로를 개척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인데, 이것이 역사책으로 구분된다는 사실도 무척 놀라웠다. 어쨌든 추론이 아닌 근거를 가지고 세계사의 운명을 바꿨다는데 새롭고 흥미진진한 소재여서 만나게 되었다.
기독교에서 금식일을 정해 그것을 지키도록 하였는데 물고기만큼은 허용을 했다고 한다. 고기를 먹는 것은 성욕을 자극하여 죄를 범하게 된다는 이유로 그 시대에는 이틀에 한번씩 식탁에 물고기가 올라왔다. 그러면서 물고기 소비의 증가에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여 유럽의 경제적 육성을 가져오기도 했다. 널리 물 속을 이동하는 회유어인 청어는 변화된 경로에 따라 국가의 발전을 가져다 주었고 특히 작은 어촌 마을이였던 암스테르담이 지금의 세계적 도시로 발전하게 된 계기가 바로 소금에 절인 청어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도 여러번 등장하는 물고기가 바로 청어인데 부정적 의미로 많이 사용됐으며 특히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에게 '얼빠진 게 꼭 말라빠진 청어 같군.'이라는 대사의 뜻이 남성의 뜨거운 본성을 상실했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했다. 왜 그 시대에 그렇게 천대를 받았어야만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그때는 청어가 국가의 운명을 쥐고 있는 중요한 자원이였지만 신흥강대국인 네델란드때문에 마음껏 어획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집필을 마무리했지만 미련이 남았다는 저자는 또 다른 역사를 쓸지 작은 호기심만 남았다.
작지만 물고기의 흔적이 세계사의 흐름을 만들었다는 말은 그만큼 역사 속에는 작은 미물조차도 의미없는 존재는 없다는 깨달음을 주기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도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