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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평점 :
https://hestia0829.blog.me/221941619145

기발한 상상력을 담아 세상에 나온 기가막힌 풍자소설로만 알고 있었던 걸리버 여행기... 그림책으로만 만나봤기때문에 소인국과 거인국의 여행기만 알고 있었는데 '요즘책방 책읽어드립니다'를 보고 풀버전으로 꼭 한번 읽어보고 싶은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걸리버 여행기라고 하면, 일단 걸리버가 소인국에 도착해서 결박당한 그림이 가장 먼저 떠올려지는데 그 뒷이야기는 아이들도 전혀 모르고 난해한 허구들이 들어있어 그림책에서 보여진 일부분만이 어린이의 정서에 딱 맞겠다 싶었다. 걸리버 여행기는 아동문학이 아니라는 메세지에 궁금증은 더해간다.
걸리버 여행기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소인국 여행기로 결박당한 걸리버가 그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주며 호감을 얻었지만 그를 음해하려는 사람때문에 소인국을 떠난다. 거인국에서는 농사꾼에게 발견되어 묘기를 부려 왕비에게 선택되지만 애완동물처럼 어디엔가에 갇혀 주인이 주는 음식을 받아먹는 생활에 지루함을 느끼던 차에 독수리에게 잡혀 바다 한가운데 버려지게 된다. 드디어 가장 궁금했던 이야기는 현대사회의 풍자며 아동문학이 아닌 이유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날아다니는 섬 라퓨타는 지도층의 무능함을 보여준다. 수학적 지식과 음악적 사색을 하느라 주위를 돌보지 못해 점점 궁핍해지는 이들을 내버리는 듯한 지도층의 모습을 보다 못한 걸리버는 탈출을 시도한다. 그러다 만난 영생의 섬의 모습은 결코 이성이 있는 사람으로서는 견디지 못할 곳임을 확인한다. 마지막 말의 나라 후이늠국은 이상적인 국가처럼 보이지만 결국 이성을 가진 걸리버를 추방하고 만다.
작은 사람들이 뭉쳐 큰 힘을 만들고, 우리에 갖혀 누군가 던져주는대로 삶을 살아간다면 더이상 인간으로서의 의미가 없으며 아무리 지식이 풍부하더라도 주위를 돌아보지 않으면 어떤 힘도 발휘하지 못한다. 기억을 잃어가는 영생을 누려봤자 사는게 사는게 아닐 것이고 싸움과 배신이 없는 이상적이라해도 인간이 지배를 받는 곳이라면 결국 자연의 섭리를 저버리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한다. 몰랐을 때는 재미있는 소설일뿐이였는데 알고보면 오싹한 예고를 하는 듯 하다. 특히 책 속의 삽화와 해설은 읽는 재미를 더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