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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
신정일 지음 / 푸른영토 / 2019년 12월
평점 :
https://hestia0829.blog.me/221743506738

먹고 싶지 않지만 꾸준히 쌓여가는 나이는 어렸을 적의 무지함을 가끔씩 꾸짓는 듯 하다. 역사는 귀를 닫고 살았었지만 인문학 도서를 접하면서 역사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나이들어감에 따라 역사를 왜 공부해야 하는가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그동안은 정말 먹고 사는 것에 너무나 바쁘고 힘들었지만 이제 한시름 놓인듯 강연들을 듣게 되었고 역사의 발자취를 거꾸로 따라가며 과거의 인물과 대면하며 기록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던와중 어느 책에서 그런 말을 들었다. 우리나라처럼 전쟁의 폐허로 인해 모든것이 무너지고 먹고 살 문제가 가장 컷을때는 경제 성장에 중점을 두지만 경제가 어느정도 안정이 되면 그때 문화유산을 찾아 박물관을 짓고 역사를 기록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애초부터 너무 많은 약탈과 기술력을 도둑맞아 문화재가 얼마 남아있지 않는다거나 다른 나라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는 현실이라는 점이다. 이 책은 저자의 발자취를 따라 그나마 남은 사찰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언제나 사찰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는 소개에 꼭 읽고 싶기도 했다.
저자는 깊은 산중의 고찰을 찾아 그곳에 스며든 역사 속 인물과 관련된 사진 자료와 이야기를 담아 풀어내고 있다. 과거의 설화를 듣는 듯 하면서도 고즈넉히 위치한 그곳의 사연은 그 시대의 사회적 배경을 보여주며 특히 유배를 많이 다녔던 정약용의 이야기는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학자로서의 미래의 혜안을 옅볼수 있어 좋았다. 한 군주를 섬기며 그의 부름을 기다리며 홀로 외로운 삶을 견뎠던 그의 일생은 다시 보아도 감동이였다. 사진 자료만으로도 사찰은 우리나라 역사의 큰 획을 긋는 문화였고 저자의 발자취를 따라 천천히 관철해나간 여행길은 결코 외롭지 않았다.
바다가 아닌 산으로 여행을 하다보면 항상 사찰을 들르게 된다. 그냥 똑같은 양식과 종교로 보는 사찰이 아닌 숨은 이야기와 역사가 숨어있는 곳으로 그 시대의 삶을 보며 찾는 곳이라면 더욱 뜻깊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