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페미니스트
서한영교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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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동안 남성 중심 사회였던 우리나라도 몇년전부터 페미니즘 사상이 들어와 그 사상을 받아들이고 실현시키고자 하는 이들이 하나둘씩 늘기 시작했다. 저자는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하기 전에 가끔은 서성거렸다는 것을 보고 아직 완전한 페미니즘이 실존한다고 볼 수 없어 세계관을 들먹이며 그에 대항하여 하나씩 반항을 해본다고 한다. 현재도 이러한 성의 잣대를 세워 남혐과 여혐을 지적하며 서로 헐뜯고 악플전쟁을 하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젠더질서로 현실을 구현한다는 말이 생소하면서도 이해가 되는 구절이였다. 시시한 일상을 살아가지만 남들과는 다른 구성원에 마음이 무겁기도 하지만 오늘도 아름다운 집사람으로서의 하루를 보내고 있는 듯 하다.

그는 열여덟 살 겨울 미인을 만났다. 쭉 찢어진 눈에 얼굴에는 각종 피어싱이 가득했고 보라색 땋은 머리를 한 그녀는 힙합스타일의 인상적인 여성이였다. 어른들이 보면 한마디로 눈살을 찌푸릴만한 모습이였는데 그는 그녀의 모습에 후광이 비칠정도로 멋있다고 느꼈고 종종 편지를 주고 받은 세월이 10년이라고 한다. 그 사이 삶의 절벽을 느꼈던 그는 프랑스 유학을 결정하고 마지막으로 인사를 나누기위해 미인을 만나기로 한 그는 그녀의 절망을 보게 된다. 녹내장 말기로 1년뒤면 실명의 위기에 있다는 소리에 집으로 돌아온 그는 힘든 고민을 끝으로 미인을 애인으로 맞이하고 동거생활을 하며 치료에 전념하기 시작한다. 아기를 갖기로 결정한 것도 삶을 지탱하는데 큰 힘을 줬는데 중요한건 그는 건장한 체격의 남자로 인도산 자주색 원피스와 분홍색 티를 즐겨 입는다. 주위의 험담은 이어폰과 선글라스로 가린채로 말이다. 원피스 안으로 적당히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좋아하는 이,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애인, 그리고 둘 사이에 태어난 아이는 어떻게 반짝이는 일상을 보낼 것인지 그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자신의 두 번째 여성성을 제거시키기위해 남성의 모습을 끌어올리지만 쉽사리 없어지지 않고 숨죽여 자리잡고 있는 그것을 그냥 내버려 두기로 한 저자의 다짐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타인의 눈치를 내가 왜 봐야하냐는 애인의 말이 적지않은 자극을 주었던 것 같지만 현재 페미니스트를 외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이 책을 만나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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