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곡
윤재성 지음 / 새움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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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 속까지 차오르는 분노의 열기는 쉬이 가시질 않는다. 사회의 악은 스스로 만들어내는 자신의 화인지 사회가 만들어내는 썩어빠진 권력인지... 이 책은 방화범이라는 소재를 통해 지금 현실에 악적인 존재들을 세상밖으로 모조리 드러내어 부정부패와 정의의 이름으로 진정으로 자신이 살고자하는 본연의 모습을 그려내고자 하였다. 척박한 시선 사이에서 똑바로 설수없는 사회적 모순이 얼마나 심장을 도려낼듯한 아픔 속에 고통을 호소하는지 지금의 현대인들이 타인의 삶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무책임하게 회피하려든다. 또한 여론 몰이로 누군가의 인생 하나쯤은 눈 깜짝할 사이에 무덤에 묻힐만큼 공포감을 조성하는데 저자는 희대의 방화범이라는 주인공을 내세워 사회적 약자를 이 책을 통해 목소리내서 대변하는 듯 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했고 폐지줍는 노인의 리어카를 밀어주다 시험시간도 놓치며 아르바이트가 끝난 후 저녁에 골목 방범대라며 동네를 지키던 형진은 경찰이 되는 것이 꿈이였다. 어느날 밤 자신이 살고 있는 원룸 건물에 의문의 남자와 대면하게 되었고 끈적한 핏물과 함께 용가리처럼 내뿜은 불에 화상을 입게 되고 잠시후 정신을 차리고 올려다 본 눈앞의 모습은 처참한 화재현장이 되어 있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여동생 진아를 잃게 되고 매번 의견이 맞지않아 싸움을 일삼았던 형 형문과도 연을 끊게 되었다. 이후 형진은 경찰에 방화범에 대한 제보를 했지만 처참해진 자신의 몰골에 차가운 시선을 던지고 술취한 노숙자의 발악으로만 듣고 넘겼다. 하지만 서울 시내의 방화는 다시 시작되었고 이 사건을 조사하던 기자 정혜의 악바리다운 집요함에 원흉을 해결하러 현장에 뛰어든다.

멸시와 환멸이 쉼없이 반복되는 처참한 상황에 얼굴을 찌푸리고 분노의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공권력이 아닌 민간이 나서 세상을 바꾸려는 열기에 소리없는 응원도 보냈지만 답답한 현실은 변하지 않은 지금의 모습과 매우 흡사하여 입안이 까실거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로운 이들의 외침이 쉬이 그치지 않는 현장의 모습은 생생한 영상으로 뇌리에 자리잡기 충분했다. 기가막힌 반전은 없지만 정의가 살아있음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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