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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나 읽을걸 - 고전 속에 박제된 그녀들과 너무나 주관적인 수다를 떠는 시간
유즈키 아사코 지음, 박제이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http://hestia0829.blog.me/221482776519

늦은 저녁 여유롭게 침대에 늘어지게 벗고 누워 마음이 가는대로 편하게 책을 읽다 잠든 여인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잠들기 전에 종이책이나 태블릿으로 읽는 로맨스 소설을 읽다 잠드는 나로서도 읽는도중 늘어지는 눈커풀때문에 안경을 쓴 그대로 잠들었다가 새벽녘에 깨어 안경을 벗어두고 다시 잠드는 일이 태반이지만 아침에 눈 뜨고나면 피로하지만 왠지 하루를 보람되게 보낸듯 싶어 입가에 미소를 띄우기도 한다.

이 책은 저자가 읽었던 고전의 느낌을 주관적으로 내뱉어내듯 수다스런 잡담이 시작되는데 동감까지는 아니더라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무척이나 설레였다. 예전에 실패했던 고전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공감을 만들어 냈던 것처럼 저자의 이야기는 독서토론을 하듯 자신의 의견을 내놓는다. 뭇 사람들은 주부들이 이른 아침에 아이들을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등교시킨 후 어중이떠중이 모여 쓸데없는 수다 삼매경에 빠진다고 하지만 저자의 수다는 인문학적인 요소가 기본적으로 뒷받침되어 있기 때문에 결코 여느 아줌마들의 수다가 아니였다. 게다가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 접하기 어려운 인문학적인 요소가 기본 바탕이 되기 때문에 인문학이 어렵다는 사람들이 처음 접하기에 굉장히 유용한 자료로 고전을 인용해 저자의 의견을 내포함으로써 인문학에 한걸음 더 다가가기 쉽게 써내려 갔다. 또한 여성의 스토리가 많이 담겨져 있어 자아존중감이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제시함으로서 나와 대면하는 시간 또한 제공한다. 책 속에 소개되는 고전을 찾아보거나 다시 기억을 되뇌이게 하며 자신의 삶의 주체가 '나'임을 강조하는 스토리는 자신 이외의 모습은 참고사항으로 남겨두고 있다.
팜므파탈의 여성상에 부러움을 담아 스토리를 만들어낸 저자는 어찌되었든간에 지금 꿈을 꾸고 있다면 쓸쓸히 혼자 걷더라도 포기하지 말길 바라며 누구든 하나씩 가지고 있는 매력을 발산하여 자신만이 발할 수 있는 빛을 내어 어떤 권력과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오랜만에 저자와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여유로운 오후를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