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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를 만나다 ㅣ 푸른도서관 82
유니게 지음 / 푸른책들 / 2019년 3월
평점 :
http://hestia0829.blog.me/221473864018

가을이 무르익는 표지의 색감은 따뜻하기도 하지만 외롭게 홀로 서 있는 소녀는 쓸쓸히 기로에 서 있는 듯 하다. 하지만 한 길로 길게 뻗은 숲길은 소녀가 주인공인 마냥 다독이듯이 뻗쳐 있는 가지들은 오로지 소녀만을 감싸고 있는 느낌이였다.
누구에게도 남 부럽지 않은 생활을 한 민정이는 아빠의 사업이 기울기 시작하면서 자신이 누렸던 모든 일상이 순식간에 무너져 버린다.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도피하듯 이사한 곳은 외할머니의 집이였고 엄마는 한동안 방안에서 꼼짝도 않고 있었고 아빠의 행방은 알 수 없었다. 명문대를 목표로 손에 붓을 놓지 않았던 민정은 결국 다니던 화실도 다니지 못하게 되었고 수군거리는 친구들의 송곳같은 눈초리는 견딜 수 없었다.
뒤돌아 설 수밖에 없었던 민정이 향한 곳은 좁은 골목길에 갈라진 담벼락 틈으로 나온 이끼와 잡풀의 으슥함과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데도 아직까지 사람이 살고 있는 이곳, 바로 외할머니의 집이였다. 전학한 학교에서 조차도 제대로 적응할 수 없었고 이순간부터 자신이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무너질 즈음 은하라는 남자아이의 미술 작품에 흠뻑 빠지게 된다.
삶의 정체성에 혼돈이 일어나고 자신이 현재 무엇을 해야하는지 고민에 빠질때 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보여주는 참된 성장 소설이다. 부모의 주도하에 자신의 재능을 살려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어떤한 계기로 한순간에 무너지는 시험에 빠지게 됐다면, 과연 현명한 방법으로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책 속의 주인공은 쉼없이 생각을 되뇌이고 자신과 내면의 싸움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부디 덜 상처받고 덜 아프도록 자신만을 위한 결정을 하길 바라며 기로위에 서 있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