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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범생이가 ㅣ 시공 청소년 문학
이상권 지음 / 시공사 / 2018년 11월
평점 :
http://hestia0829.blog.me/221398393141

가족이란 이름으로 한 집에 모여사는 우리들의 교집합은 과연 무엇일까?
얇은 책속에 들어있는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누구나의 삶이 다 다른것처럼 가족 구성원도 개개인만의 성격과 특성을 지니고 있어 수많은 날들을 어우러져 지내고 있다. 가정형편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도 없지만 어느정도는 가정이란 작은 사회에서의 활동이 더 큰 사회를 만나는 출발점이라고 한다면 형편이 중요하지 않다고도 할 수 없다.
주인공 선비는 범생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어떤 계기로 열살부터 철이 들어버려 수많은 것들을 시도해보지도 못하고 양보하고 포기했고, 툭하면 가출에 문제를 일으키는 누나와 형은 가족이라 하기엔 원수같은 존재였다. 꿈도 꾸지 못하고 자신의 재능따위도 알지 못했고 친구는 필요없는 존재였던 선재에게 힘없이 도움을 갈구했던 고양이가 다가왔다. 바로 그 고양이가 친구였고 말동무였고 마음을 나누는 존재로 남아주는 듯 했는데 홀연히 떠나버린 고양이 또한 상처로 남는다. 어느날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벼랑끝에 위태롭게 서 있던 삶의 무게가 무너지기 시작하는데 과연 이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을까?
시공사의 청소년문학을 무척이나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 책은 자아 정체성 형성기인 청소년이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찾는 용기를 보여준다. 보는내내 위태로워 보이는 심리적 압력은 현재의 아이들을 보는 듯 안타깝기도 했다. 상대의 감정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을 뿐더러 화살촉처럼 날선 대화는 가족의 해체에 뿌리깊게 박혀있는 모순이라고 할까? 머릿속 생각과 입밖으로 내뱉는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은 끈끈하고 단단한 줄로 연결되어 쉽게 끊어지지 않음을 마음 깊이 새겼으면 좋겠다. 다 괜찮을거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