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신이 남긴 증오
앤지 토머스 지음, 공민희 옮김 / 걷는나무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http://hestia0829.blog.me/221396340029

학교에서 작가의 강연이 있던 날이다. 작가는 세계어린이의 사진을 스크린에 띄우고 '여기에 백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 들어보세요.'라고 물었고 손을 든 아이들 중 흰색 티셔츠를 입은 아이를 불러 백인이라고 생각한 사진 앞에 서라고 했다. 이어서 '흑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 들어보세요.' 또 물었고 손 든 아이 중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아이를 단상에 세워 흑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앞에 서게 했고, 황인이나 살색의 얼굴을 했다고 생각하는 살구색 티셔츠를 입은 세 아이를 단상앞에 세워두고 이번엔 같은 질문을 던졌다. 친구들이 입은 티셔츠 색과 스크린에서 보이는 아이들의 얼굴색이 정말 같은지 말이다. 아이들은 같지 않다고 대답했고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다름이란 본연의 의미를 정성껏 전달했다.
이 책은 인종차별에 대한 잘못된 시각과 인식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게 드러낸 소설이다. 배다른 자매 케냐와 파티에 참석한 스타는 그곳에서 소꿉친구 칼릴을 만난다. 첫키스의 상대이기도 했고 오랜만의 만남이라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중 총성소리가 들려왔고 어수선한 위험속에서 스타를 데리고 나와 집으로 데려다 주는 도중에 검문을 받게되고 경찰이 쏜 총에 사망하게 된다. 자신의 눈 앞에서 세 번의 총성소리와 함께 친구의 억울한 죽음을 목격한 스타는 두려움과 혼동과 어둠에 빠지고 마는데 평범한 열여섯살의 소녀가 겪어야 했던 불평등은 지금도 문제시 되고 있는 인종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 부당한 차별과 무시하는 시선들 사이에 그들의 죽음이 당연시되는 언론의 문제점도 가감없이 보여주는데 무척이나 묵직한 무게감으로 가슴을 억눌렀다.
침묵하고 있으면 아무도 모른다. 목소리를 내어 소리치고 억울함을 호소해도 타인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이쯤에서 독자들은 다시금 생각을 해야한다. '당신이 남긴 증오'는 현시대를 살아나갈 모든 이들에게 지금 당장 자신이 해야할 것에 대한 움직임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