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
무레 요코 지음, 스기타 히로미 그림, 김현화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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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때와 다름없이 아이들 하교시간이 되어 느즈막히 때웠던 점심 설거지를 하고 간식을 준비하려는 참이었다. 하교하던 아이를 뒤따라 들어와 거실한가운데 배를 깔고 누워버린 꾀죄죄한 아기고양이를 보고 기겁해 버리고 말았다. 사실 동물을 싫어하는 나로서는... 아니 사실은 동물과 곤충이 솔직히 무섭다. 학생때 인도에 있는 강아지가 무서워 크게 한바퀴돌아 20분이나 늦게 도착한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에 살고 있는 지금 마당에 작은 강아지와 함께 있는데 그나마 그 친구는 순한기질이라 잘 지내고 있다. 그런데 고양이라니.. 또 꾀죄죄 한데다가 비쩍 마른 모습에 내칠수도 없는 모습을 한 고양이, 길고양이인데도 불구하고 사람을 졸졸 뒤따라 들어온 고양이라니... 상상도 할 수가 없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막무가내의 동물들과 함께 지낸 무레요코의 에세이로 어쩌면 무뢰해 보이기까지 하는 아저씨 고양이와 인간의 공공의 적인 모기와의 소통도 보여주는데 작은 미소 한가득 심어준다. 책 속의 아저씨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을 따라 들어온 고양이를 어찌하지 못해 남편에게 전화를 했고 집에 돌아온 남편은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가 검사를 받은 뒤 먹지못해 약해진 것 뿐이라는 다행스런 결과를 가지고 왔다. 당장 먹일 수 있는 고양이 먹이와 따뜻한 수건으로 시커먼 먼지를 제거하고 하루를 보내게 두었는데 요놈이 아예 들어앉아 버렸다. 이름을 지어주면 정이 생겨 나중에 헤어지기 힘들어진다는 책속의 말처럼 했어야 했는데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에 집에서 함께 하기로 했고 날이 갈수록 덥수룩해 지면서 살이 오를때쯤 열린 문을 나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멋대로 들어와 자리차지하고 마음차지하더니 멋대로 나가버렸고 서운해 하던말던 '난 모르겠수다.'라고 아저씨 고양이처럼 무심했다.

주위의 사물이나 동물, 그리고 식물들과도 대화를 하며 작가만의 스타일로 써내려간 이 책은 힐링이다. 아마도 작가는 소녀감성을 지닌 모든 일에 수줍게 미소짓는 사람일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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