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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기타노 다케시 지음, 이영미 옮김 / 레드스톤 / 2018년 9월
평점 :
http://hestia0829.blog.me/221365258655

신호가 주는 양의 크기 그대로 받아들이는 형태의 아날로그는 구시대적이지만 오랜것의 설렘과 추억이 가져오는 그만큼의 양만큼 따뜻함을 전해준다. 메일 주소나 연락처도 없이 언어의 약속으로 정처없이 그곳에서 상대를 기다리는 이 순애보 연애소설은 갑갑하지만 현재를 살며 예전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작은 선물과도 같다고나 할까...
'그땐 그랬지.' '그때가 좋았어.'라고 추억하는 기억들의 흔적이기도 한 이 책은 소개글에서 표현한 것처럼 무색소 저염식의 사랑을 보여준다.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를 돌보며 넉넉지 않은 형편에 매일을 바쁘게 사는 사토루는 건축 디자인을 한다. 그나마 하루의 불편함을 토로하며 우스갯소리로 너털웃음을 자아내며 술잔을 기울이는 절친들이 있어 무척이나 힘이 된다. 자신의 업무가 일찍 끝나 우연히 들른 '피아노'라는 카페에서 미처 치우지 못한 좌석에 앉았고 테이블위에 놓여있던 잡지를 보았다. 하지만 그 테이블은 다른 여성의 자리였고 잠시 자리를 비웠을 뿐이였다. 그렇게 목요일의 아날로그적인 만남의 약속이 시작되었다. 요즘의 인간관계가 너무나 빠르고 쉽게 연결되지만 그들의 만남은 시대를 거스르는 진정한 만남이라고 자부한다.
목요일의 만남이 이루어질수록 마음의 씨앗은 작고 설레게 피어올랐고 의도치 않은 일때문에 한주가 밀리면 무척 서운했으며 무슨 일일까 걱정되도 연락처를 모르기에 애태우기만 하는 그리움은 결국 사랑이 된다.
우정은 순수하지 않지만 사랑만큼은 무척이나 순수했다. 모든 것을 말하지 않아도 느낌으로 만질 수 있었던 그런 사랑이였다.
맞다... 그땐 이런 사랑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