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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추지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평점 :
http://hestia0829.blog.me/221323582501

필자라는 표현을 친근하게 사용하면서 단락의 마무리 부분에 자신의 생각을 적어넣었는데, 그 말이 무척이나 게으르고 성의없어 보이고 궁시렁대는듯한 말을 던진다. 하지만 그것 또한 어처구니없이 동요하게 만드는 매력과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게 하는 유혹의 늪에 빠진거 마냥 풋웃음을 남겨내는 글귀가 담겨져있다.
소설이지만 왠지 실제 있었던 일인거 같은 환상에 빠지게 되고 하루가 더디면서 부산스러운 진행에 주인공의 영웅담에 빠진듯도 한 헷갈리는 스토리지만 목적은 결코 가볍지 않음을 보여준다. 사회의 정의는 누구 하나가 아닌 사회구성원 모두가 함께 해야 이룰수 있다는 속내에 몸이 들썩일정도로 의롭기까지 하다.
이 책은 일본의 기온 축제인 요이야마 행사에서 있었던 기나길고 게으르게 씌여진 하룻동안의 이야기다. 곤경에 처한 사람이 자신에게 손을 뻗으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하치베묘진의 사자 폼포코 가면은 은퇴를 위해 주인공 고와다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려주려하지만 주말엔 이부자리에 누워 게으름을 피워야 한다는 이유로 거절당한다.
이후 전혀 주인공 같지 않고 노력없이 게으름만 피우는 고와다의 '게으름 피우느라 바쁜 하루'의 판타스틱한 모험이 시작된다.
역시 모리미 도미히코답게 스토리의 구성이 탄탄해서 게으름 피우며 바쁘고 속도감있게 읽어나갔다. 소설 속의 인물이 모두 주인공마냥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일과 본분을 잃지 않음을 보여주며 하루의 스토리지만 무척이나 오랜시간을 여행하고 온 느낌을 갖게 해주었다. 이 모험이 아직 끝나지 않은 듯한 엔딩에 내일의 또 하루가 시작되는 운명의 시간이 다가온듯한 기대도 저버리지 않았다. 어차피 월요일은 올테니까 지금을 질릴 만큼 빈둥거리라는 메세지만 남긴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