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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호실로 가다 - 도리스 레싱 단편선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8년 7월
평점 :
http://hestia0829.blog.me/221317553209

1960년대에 씌여진 도리스 레싱의 11편의 단편집이 들어있는 이 책은 읽는 내내 불편함을 느꼈다. 「19호실로 가다」는 '성, 자유, 그리고 불안'이라는 부제로 1960년대의 세계대전을 겪은 시기의 불안과 초조, 그리고 사회적 질서의 무방비 사태를 보듯 인간의 내적인 상황을 시대의 배경에 맞게 무척 혼돈의 세계를 보여준다.
롤링스 부부는 제삼자가 보기엔 누구나가 희망하는 평범하고 이상적인 부부였다. 그럴듯한 직장과 처음부터 탄탄한 재력을 보이며 겉으로는 무척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아이가 생기면서 무언의 침울함이 하나씩 수면으로 올라오게 되지만 이들 부부는 이 불편한 상황을 그냥 인생을 살다보면 한번쯤은 겪는 것이라는 안일함에 평상시처럼 지나치고 만다.
확실히 어디서부터 문제였는지 보여지지는 않지만 살다보면 겹겹이 쌓이는 불편함이 결국엔 오래 잠들어있던 분화구가 화산폭발하듯 분출을 해버리는 돌파구라도 있었음 좋겠지만 아내 수전은 입밖으로 단 한마디도 내뱉지 않는다.
게다가 무엇이 힘든지 제대로 말을 해주지 않는 아내 수전의 공허함을 애써 달래주려 노력하는 남편 매슈의 애처로움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지쳐가는 모습도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인간이 살다보면 어떻게든 되겠지~란 안일한 말에 의지할 때도 많은 것 같다. 도무지 왜?라는 물음에 답을 찾을 수 없을때 조금씩 무너지는 자아존재감이 이 소설속에 조금은 잔인하게도 그려져 있어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준다.
세상이 주는 억압을 아주 작고 부드럽고, 그리고 소개말에서 거론했듯이 어쩌면 다정하게도 저항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철저히 혼자이고 싶었던 자신을 저버리지 말고 조금더 소중히 애써주기를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