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에릭 와이너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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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우리 인생에 스며드는 순간,
인생에서 길을 잃는 수많은 순간마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속 철학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읽기 전에는 의심을 했던 표지의 문장들입니다. 하지만 읽고 나니 확신의 문장들입니다. 에릭 와이너가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를 출발시키며
‘지식은 소유하는 것이다. 지혜는 실천하는 것이다. 지혜는 기술이며, 다른 기술과 마찬가지로 습득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지혜를 운으로 얻으려는 것은 바이올린을 운으로 배우려는 것과 마찬가지다.‘(들어가는 말, 7쪽)
라고 했을 때 이미 이책을 읽어야만하는 당위성이 생겼습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처럼 침대에서 나오기 힘든 나를 일으켜세우는 그것, 소크라테스의 집요한 질문과 질문을 던지며 세상 모든 것에 궁금해 하는 방법,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한 루소의 산책과 자연으로 들어간 소로가 바라보는 그곳에 있는 것, 그리고 쇼펜하우어처럼 듣는 법을 배울 때까지 온통 기차 소음으로 가득한 세상이지만 철학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귀를 빌려주고 마음을 열어 여행을 떠납니다.

기원전 어린나이에 철학자가 된 에피쿠로스의 즐거움을 기차의 식당 칸에서 발견하고, 시몬 베유의 기다림을 위한 삶의 속도조절을 배우고, 간디처럼 부당한 것에 복종하지 않는 과정을 밟다보면 뉴욕의 지하철에서도 공자처럼 친절을 베푸는 예와 인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빠르게 지나쳐 가는 속도에 진심으로 소중한 것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작은 것에 감사하는 세이 쇼나곤처럼, 가끔은 부와 명성이 보장 된 삶을 버리고 스위스 알프스에 정착해 후회하지 않는 나날을 누린 니체를 동경하며, 대자연의 변덕에도 결코 물러서지 않고 온몸으로 역경을 대처한 에픽테토스처럼, 노련한 보부아르의 노년처럼 철학자의 삶이 저물어 갈 때의 몽테뉴처럼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 어쩌면집착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긴 여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에릭 와이어는 철학이, 철학자들이 말을 걸어온다고 합니다.

‘걷는 동안 대답이 떠오른다. 짧은 두 단어다. 낯설지만 익숙하고, 터무니없지만 타당하고,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말. 다카포.
처음부터 다시 한번.‘ (508~509쪽)

열네 명의 철학자들과의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여행은 저에게도 오래오래 기억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힘들 때, 지칠 때, 답이 안 보이는 상황에 처했을 때 처음부터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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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착취의 지옥도 - 합법적인 착복의 세계와 떼인 돈이 흐르는 곳
남보라.박주희.전혼잎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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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쁜 일자리로 유지되는 사회는 절대 발전할 수 없어요. 정당한 임금을 주고 안정적인 직장을 만드는 데 기업과 사회가 함께 책임을 져야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의 단언은 간접고용 노동 시장의 개선이 자비나 아량을 베푸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짚는다. (212쪽)

‘합법적인 착취, 용역‘이라는 제목을 봤을 땐 의문이 들었습니다. 착취가 합법이 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단어였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기존의 사용자와 노동자 간의 직접적인 고용관계의 노동계약이 노동시장의 유연화 등을 이유로 사용자와 고용주(용역업체 또는 파견업체) 간의 도급계약을 맺고 고용주가 근로자를 고용하여 용역근로자를 제공하는 형태의 ‘아웃소싱‘이 점차 늘어났으며, 현재는 364만 명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부당한 차별과 급여차감 또는 무급의 휴게 시간을 반영하여 원청(사용자)에서 책정 해 받은 노무비의 많게는 50퍼센트를 차감 후 월급으로 받고 있습니다.

[중간착취의 지옥도]를 읽기 전 사회적인 간접고용으로 인한 문제와 안전사고 발생의 안타까운 사연들을 미디어를 통해 들어도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늘 서비스를 받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지배하고 있어 그럴 수도 있고, 이렇게 심각하다는 것을 전혀 몰라서 일수도 있습니다.

최저임금은 2017년 6470원 보다 무려 1060원(16.4%)가 오른 7530원으로 대폭 상승한 2018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다는 대통령의 약속과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에 희망을 걸었던 이들은 또다시 절망에 빠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최저임금이 인상 된 만큼 기존에 주어지던 추가적인 혜택이 축소 되거나 사라졌기에 실질적인 임금상승 효과는 없이 4대 보험료의 인상과 함께 오히려 실지급액에서 기존보다 감소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또한 중간착취의 형태는 날로 진화하여 이름만 있고 실재 근무하지 않는 인원으로 인건비를 착복하거나 원청에서 지급한 각종 수당 및 안전을 위한 피복비까지도 실제 근무자에게 지급이 안되는 경우도 수없이 많았으며 뉴스를 통해 보도 된 바와 같이 지난 해 발생한 코로나 여파로 마스크 수급이 어려워 지자 3M 94 수준의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해야 하는 현장에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을 조달하거나 기존과 동일한 금액만을 지급하여 나머지 금액을 개인이 부담하도록 하는 꼼수를 쓴 업체들도 발생 했습니다. 공장의 분진이 얼굴에 그대로 묻어 있는 노동자의 사진이 참 안타까웠고 지금은 개선 되었으리라 생각 했지만 바로 어제 뉴스에도 근무 첫날 안전장치도 없이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추락하여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올해 추석 연휴 전 신문에 실린 광주 철거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54번 버스에 탑승하고 있던 이들의 사연과 아직까지 해결 안된 원청과 하청업체, 감리회사 등의 공방이 계속 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책은 한국일보의 ‘노동자 100명 인터뷰하기‘를 통해 사회가 안고 있는 합법적인 착취의 문제를 여실히 꺼낸 남보라, 박주희 전혼잎 기자에 의해 6회에 걸친 연제 기사에 다 담지 못한 100명의 귀한 목소리를 책 엮어 세상에 나왔으며 그 덕분에 무지했던 세상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편리하고 쉬운 것에 현혹 되어 불편하고 어두운 이면을 외면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누구라도 꼭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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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지 못한 여자 스토리콜렉터 10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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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 세트가 책장에 가지런히 잠들어 있는데 함께 읽기 시작하자는 얘기가 나와서 시리즈의 제일 첫번째 이야기부터 꺼내 들었습니다.

2005년 8월 28일 일요일, 피아 키르히호프가 충실했던 16년간의 결혼 생활을 접고 옛직장인 경찰서로 돌아가 강력반 형사로 막 복귀하고, 2년전 신설 된 이 호프하임 경찰서 강력반은 역시 새로 온 올리버 폰 보덴슈타인 반장이 이끌고 있습니다. 번화한 도심인 프랑크푸르트에서 마인-타우누스 지역으로 보덴슈타인 반장 발령 받았을 때 쉽게 옮겨 올 수 있는 이유 중에는 세계를 누비며 영화를 제작하는 아내 코지마가 몇 년 전 프랑크푸르트의 사무실 월세가 세 번이나 인상 되며 감당하기 힘들어져 이미 이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피아의 복직 후 첫 사건이면서 보덴슈타인 반장 또한 잘 알고 있는 하르덴바흐 부장검사의 자살 소식과 함께 같은 날 다른 곳에서도 시체가 발견돼 출동 요청이 들어와 8월의 화창한 일요일은 다른날과 다르게 시작되었습니다.

에펜하임 아첼 산 전망대 아래서 젊은 커플이 발견한 여자 시체는 이자벨 케르스트너로 밝혀지고 전망대에서 투신자살 한 것처럼 보였으나 10센티미터 힐 한쪽만 신고 있어 타살 가능성이 제기 되었습니다. 부검 결과 사인이 동물을 안락사 시킬 때 쓰이는 나트륨 펜토바르비탈에 의한 것으로 확인 되고 그녀의 남편이자 수의사인 미하엘 케르스트너가 유력한 범인으로 지목 됩니다. 서서히 베일을 벗는 이자벨의 이야기, 그리고 미하엘이 감춘 알리바이와 사라진 딸 마리의 행방을 찾기 위한 수사는 계속 되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부유한 이들의 허영으로 가득하고 사치와 사기가 공존하는 승마 클럽, 비리와 오래전 감춰졌던 사건의 진실까지 서로간의 배신을 통해 서서히 밝혀집니다. 돈에 의해, 돈을 위해 인간의 기본적인 선까지도 쉽게 넘어버리는 이들의 세상 한편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사랑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이들 또한 있습니다.

첫 문장을 읽는 순간 다음 이야기가 떠오르고 그 마지막 결론까지 한발 앞서 추리가 되고 마지막 역자의 후기를 읽는 순간에는 이부분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래도 [설국]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내용일 생각 안 난 것은 아니기에 위로를 삼습니다. 제목의 [사랑받지 못한 여자]는 진정으로 억울한 죽음을 당한 것인지, 아니면 소설속 드센 여자의 모습을 한 여러명의 인물들을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이제 시작된 피아와 보덴슈타인 반장의 수사 파트너쉽이 다음 책에서는 어떤 사건을 만나 발전할지 궁긍할 뿐입니다. 아,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결말이 또 떠오르는 걸 보면 어쩌면 이 시리즈를 다 읽었었던것은 아닌지...싶은데 참 다행입니다. 몹쓸 기억력 덕분에 다시 읽어도 또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미스터리 스릴러, 추리소설 깊어가는 가을에 한번 빠져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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