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일시적으로나마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에서 벗어난 기분이 들었다. 형사 카스단, 전사 카스단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 P308
해묵은 악몽이 되살아나고 폭압 정치의 도식이 재연된 셈이었다. 나치즘과 남미의 독재, 이 둘 사이에는 아비와 사생아에 가까운 혈연관계가 있었다. - P301
그 눈빛에서 자기 것과 똑같은 뇌지도의 기미를 포착했을 것이었다. 본능과 공포와 폭력을 관장하는 영역이 발달한 뇌, 원시적인 뇌, 언제든지 정확하고 효과적이고 가차 없는 폭력행위로 나아갈 수 있는 야수의 뇌, 요컨데 늑대소년의 뇌를 감지했으리라. - P243
그런데 운명의 장난으로 일이 틀어져버렸다. - P87
카스단은 곧바로 충격을 받았다.그는 합창곡에 익숙해져 있었다. 성 세례요한 성당의 성가대가 일요일마다 아르메니아 성가를 아카펠라로 합창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남자들이 저음으로 씩씩하게 부르는 합창이었다. 그와 달리 <미세레레>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어울리는 곡인 듯했다. 놀랍도록 천진하고 순수한 화음들을 엮어내는 다성음악이었다. - P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