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들은 노래한다
듣는 이도 없구만

인간들 죽지 마
멋대로 죽이지 마
먹을 거 아니라면
절대로 그러지 마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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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탐정 영화나 추리소설의 명석한 주인공이 아니다. 머릿속은 타다 만 기억들로 이글거리고, 주먹은 유리처럼 나약하다. 달려야 할 발목은 삐어서 절름거린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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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삼촌은 나에게 말했다.
네가 그리는 모든 게 실은 네 자화상이야.
내가 마당의 목련나무를 조촐하게 그려 보여주었을 때였다. 눈가에 잔뜩 잔주름을 새기며 삼촌은 웃었다.
이 나무는 무척 예민하구나. 어깨가 천근만근이고...... 그런데 제법 골기가 느껴지는 걸.
이상했다. 삼촌이 나에게 체본으로 그려준 그림들은 저마다 그윽하고 따스한 데가 있었는데, 내가 베껴 그린 그림에서는 한결같이 고집센 무엇인가가 베어나왔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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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되는 순간을 기다리는 시인들 좀 보세요. 마음부터 먼저 마중 나가 기다립니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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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고, 내가 아끼는, 사람이 되느라 용을 쓰는 요령 없는 사람들에게 바친다. - 작가의 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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