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올리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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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키터리지를 처음 만났을 때의 당혹스러움이라니. 지금까지 책을 통해 만났던 그 어떤 주인공들보다 독특한데 사실은 그것이 꾸미지 않은 현실의 70대~80대 노인들 생활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올리브>를 읽으며 깨달았습니다.

올리브의 첫번째 남편 헨리가 죽고, 잭 케니슨의 부인 벳시 역시 몇달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잭은 올리브와 마주치고 싶지 않아 먼거리의 식료품점으로 위스키를 사러 갈 정도 였고, 올리브는 잭을 이번 봄에 몇 주동안 만난 끔찍하고 늙고 돈 많고 허세 심한 남자라고 평합니다. 그런 두 사람이 과거의 연인들, 배우자들의 기억을 간직하고 다시 결혼을 하여 서로를 알아가기도 하고 서로를 모르기도 합니다. 올리브는 7학년 수학교사로 오래 재직했기에 그녀의 제자들은 먼곳에서 성공하기도 하고 고향에서 살기도 하며 마트에서 식당에서 병원에서 심지어 자신의 간호조무사로 옛 제자들을 만납니다.

올리버의 유일한 아들, 크리스토퍼와 그 가족들의 모습은 생활공간과 사고 방식이 다른 두 집단간의 필요한 유대적 관심을 고민하게 합니다.

메인주 크로스비에서 일어나는 일들, 나이든 이들의 시선으로 보는 이상한 아이들, 다행히 우리 아이들은 안그렇다고 안도하지만 그게 또 진실은 아닌...

올리브는 참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지 않고 표현을 하는 사람이었고 그것으로 인해 사람들과 편안한 관계는 아니었으나 주변의 사람들을 살펴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도움이라면 기꺼이 행동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잭이 죽은 이후 올리브 역시 심장마비로 죽음을 한차례 경험하고 잭과 결혼하여 8년의 세월을 살았으나 여전히 잭과 벳시의 집인 곳을 떠나 메이플트리 아파트(노인복지주택)에 입주하며 그속에서도 여전한 계급과 파벌의 존재를 보는 그녀의 모습이 씁쓸하지만 그런 시설에 들어가는 것도 자식들이나 사회관계망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에 한숨을 쉬었습니다.

예쁘고, 찬란하고, 자극적인 사랑은 없습니다. 이 책에는.
하지만 담담한 올리브 키터리지와 그녀의 삶이 저물어가는 시간 속에 관계의 중요성과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과 현재를 사랑하는 방법이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죽을만큼 두려운 죽음에 대해 누구나 두려워한다는 사실이 새삼 느껴집니다. 여든여섯 살의 올리브 역시도.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전작인 [올리브 키터리지]도 곧 읽어볼 예정입니다. 그 삶 속에는 찬란한 사랑이 있었기를 기대하면서.

#다시올리버 #엘리자베스스트라우트 #문학동네 #정연희_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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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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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2년과 1874년에 걸친 각기 다른 두 여인의 일기로 진행 되는 [끌림]은 완벽에 가까운 그 시대속으로 독자를 초대합니다.

사랑하는 친구이자 연인을 떠나보내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려했던 마거릿 프라이어는 자신의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 밀뱅크 교도소에 수감 되어 있는 여자 죄수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자선 활동을 시작합니다. 2년전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기대하던 이탈리아 여행의 기회는 사라졌고 대신 여동생이 결혼하며 신혼여행으로 10주간 긴 이탈리아 여행을 떠나는 것에 마거릿은 질투와 선망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셀리나 도스, 밀뱅크에서 영매인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는.

독특한 구조의 밀뱅크 감옥의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여자 교도소, 그곳에 교도관들 역시 죄수와 다를 것 없이 온종일 그곳에 속해 있습니다. 비록 머리카락이 모두 잘리거나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음식들을 먹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들 역시 상류층인 마거릿에겐 상냥하게, 수감 된 여죄수들에겐 교화라는 이름으로 무시와 폭력을 행사하며 살아 갑니다.

셀리나 도스는 꿈에서 자신이 찾던 영매라며 찾아온 브링크 부인 덕분에 영매로서 유명해지고 날로날로 그녀를 찾는 사람들, 모임들에 승승장구를 하는 듯 했으나 강신회에 참석한 매들린의 발작을 본 브링크 부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재판을 받고 유죄가 인정 되어 밀뱅크에 수감 되었습니다.

작가 세라 워터스의 치밀한 묘사와 일기 형식으로 쓰여진 두 사람의 각기 다른 시간대와 시선, 셀리나의 영혼의 인도자라는 피터 퀵의 괴발한 모습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책을 읽는 도중엔 작품속 우울한 감정이 밀려와 주변을 감싸고 회색 공간으로, 비틀린 초자연의 세계로 확대 되어 마거릿이 겪는 셀리나와의 교감이 현실인듯 느껴져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여동생 프리실라가 결혼을 하고 집을 떠난 이후 어느날 침실에 꽂혀져 있는 오렌지 꽃다발에 마거릿은 점점 셀라나의 영적인 능력이 밀뱅크를 탈출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고 그것은 결국 일탈을 감행하게 합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수 많은 죄수들의 범죄행위 중 자살을 위해 아편을 먹은 제인 샘슨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주인공 마거릿 역시 자살을 하려다 살아났으나 상류층이라는 이유로 죄수들을 교화 시키는 자선 활동을 하지만 가난하고 학대 당한 제인은 범죄자가 되어 밖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힘든 삶을 감옥안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갈 수록 속도는 빨라지고 숨쉬는 것 조차 잊을 정도로 몰입하여 읽다보니 커다란 벼락과 함께 반전과 사기와 농락의 대상은 독자의 몫이 되어 있었습니다. 1870년대 영국 빅트리아 시대로의 시간여행을 떠나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1875년 1월 20일 성아그네스의 밤을 기억하시길.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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